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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화폐 합치자"… 中 'A3(Asia 3) 통화동맹론' 주장

화이트보스 2010. 6. 26. 09:35

韓中日 화폐 합치자"… 中 'A3(Asia 3) 통화동맹론' 주장

입력 : 2010.06.26 02:55

"아시아판 유로존 건설해 미국달러 의존 벗어나자"
일부선 "가능성 극히 낮아"

26~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 내에서 한·중·일 3국이 참여하는 'A3(Asia 3) 통화동맹'을 건설하자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칭화(淸華)대 국제문제연구소가 내놓은 이 주장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 국제금융보, 해방군보 등의 관영 매체를 통해 점차 확산되고 있다.

'A3 통화동맹'의 핵심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경제력이 가장 앞서 있는 한·중·일 3국의 주도로 '아시아판 유로존(Eurozone)'을 건설하자는 것이다. 3국이 먼저 통화를 통합하고, 이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을 끌어들여 EU(유럽연합),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같은 '동아시아 통화공동체'를 건설하자는 구상이다. '동아시아 통화공동체'는 인구가 20억명으로 EU의 5배나 되고, 전체 GDP(국내총생산)는 7조달러로 EU의 70% 수준에 이른다.

동아시아가 공통 화폐를 쓰게 되면 역내 무역거래가 안정되고 외환위기의 위험이 크게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반면 각국의 재정정책 재량권 등은 줄어들게 된다.

이 같은 구상의 배경에는 미국·유럽 수출을 주로 하는 아시아 3국이 금융위기 때마다 최대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 일본은 미국 경제가 쌍둥이 적자(무역수지 적자와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던 1980년대 중반 플라자합의로 엔화가 급격히 절상(가치 상승)되면서 결국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맞았다. 한국 역시 1997년과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외환보유고가 바닥나 큰 고통을 겪었고, 미국의 최대 채권국인 중국 역시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달러가 대폭 평가절하(가치 하락)되면서 국부 감소에 시달렸다.

옌쉐퉁(閻學通) 국제문제연구소장은 "달러를 기축통화로 쓰는 아시아 3국은 금융위기 때마다 최대 피해자가 됐다"면서 "아직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기에는 이른 만큼, 한·중·일 3국이 통화동맹을 구성해 달러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광렬 주중한국대사관 재경관은 이에 대해 "중국과 일본의 협력 등 난제가 적잖지만 역내 내수시장 확대, 외환위기 위험의 대폭 감소 등 우리측의 실익이 적잖다"면서 "장기적으로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하이 사회과학원 판정옌(潘正彦) 금융연구센터 부소장은 "경제 이론상으로 그럴 듯하지만, (미국의 반대를 포함한) 정치적 어려움이 너무 커 가능성이 극히 낮다"며 "한·중·일은 3국에 불과하지만 유럽 수십개 국가보다 더 의견일치를 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