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기행/일본

일본 후쿠오카와 하우스텐보스 여행 1

화이트보스 2011. 8. 23. 16:44

일본 후쿠오카와 하우스텐보스 여행 1 (2005 여름)    2007/01/18 08:19 추천 1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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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오카 - 나가사끼 2박3일 패키지 여행

 

일정: 2박 3일 후쿠오카-하우스텐보스-다자이후 신사(쾌속선 코비 왕복)

 

주관: 00 여행사 금액: 일인당 399,000원(아이들 중1 우열, 초3 지수는 소인 대우로 34만원)

 

1일차 (8/25 - 흐림, 드문 드문 비,  일본 후쿠오카는 태풍이 막 지나갔음)

 

식구들 모두 들뜬 마음으로 6시 아침 일찍 일어났다. 집에서 6시 50분경 콜택시를 불러다 7시 30분 부산 국제여객항에 도착했다.

 

난 이미 외국여행 경험이 있어 별다른 감흥이 생기지 않으나 다른 식구들은 좀 흥분되어 보였다. 아이들은 국내여행 때 하고는 달리 택시 뒷좌석에서 조용히 앉아 밖만 내다 보고 있었다. 나만 기사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산 국제항에 도착해 보니 APEC 맞이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라 여객 터미날이 온통 공사 중이었다. 지저분하고 불결한 청사가 지나 다니는 외국인 보기에 어떨까 싶을 정도로 민망스러웠다. 직물로 된 의자들은 무심히 앉기가 싫을 만큼 얼룩이 져 있고 주변 이곳 저곳이 먼지투성이였다.

 

7시 50분경 매표소 앞에서 여행사 가이드 김지현씨를 만나 출국카드를 작성했고, 배표와 입국신고서도 함께 받아 적었다. 작년에 써본 출국카드라 익숙했지만 집사람은 나 하는 대로 따라 적었다. 함께 갈 일행이 원래 34명이었는데 이날 간다고 나온 사람은 28명이란다. 6명이 포기했는가 보다.

 

배를 타려고 입국장으로 들어 갔는데 출국신고는 항공편과 다르지 않았다. 몸수색, 짐 X-Ray 검색, 여권및 표 검사 등을 마치고 들어가면 면세점이다.

 

잠시 대기하고 있다, 탑승입구에 섰다.

 

타고갈 배 코비(Korea Beetle)를 타려면 입국장에서 나와 지붕있는 회랑을 지나게 되고 그대로 배에 들어 서게 되어 있었다. 마치 항공편을 탈 때처럼... 이때가 9시경인데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흐리고 궃은 날에 출국한다는게 썩 내키는 일은 아니지만 그게 무언 상관이라. 외국나들이를 한다는게 일단은 기분 좋은 일이지.

 

코비는 부산-후쿠오카를 3시간만에 주파하는 쾌속선(평균 주행시속 80Km)이다. 평소 주행시에는 조용한 편인데 이날은 날이 흐리고 비도 오며 파고도 2-3m로 높아 배가 좀 울렁거리게 될 거라고 가이드가 얘기해 주었다. 일본은 어제 오늘 태풍이 지나가고 있는 중이라 하였다.

 

가이드 말처럼 '퍽, 퍽' 하며 파도가 뱃전 때리는 소리가 나는 것으로 봐 파고가 제법 높은 갑다. 이 배는 수중익을 달고 있고 배가 수면 위로 한참을 떠서 달리는데도 파도가 뱃전 때리는 소리가 가끔씩 난다. (일본에서 돌아 올 때는 맑은 날이고 파도가 잔잔해서 인지 한번도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이 없었다.)

 

딸 지수가 중간에 배멀미로 두번이나 토하고 얼굴이 노랳다. 사실 나도 대마도 주변 해역에서 속이 울렁거렸다. 제 엄마 옆에 앉았던 지수를 내 옆에 앉혀서 손과 발을 내 손바닥으로 문질러 주니 잠시 후 편히 잠 들었다.

 

2층에 올라 가보니 거의 빈자리이고 외국인 청년들만 드문드문 앉아 있었다. 대부분 배낭여행족들이었다.

 

12시 조금 넘어 일본 후쿠오카, 즉 하카타 항구에 도착했다.

 

탑승하게 될 차량은 Tenryou(천령天嶺) 사 소속의 40인승 관광버스로 올해 4월경 뽑은 신차란다. 새차 냄새가 여전하다. 기사도 마음씨 좋게 생긴 40대 초반의 아저씨.

 

점심을 먹으러 후쿠오카 시내로 들어서니 가이드가 일어나 자신 소개와 안내일정 안내를 한다.

 

이제 일본 후쿠오카 관광 시작이다.

 

날이 흐려 덥지 않고 관광하기에 좋은 날씨 후쿠오카의 첫 인상은 "깔끔하고 청결한 거리" 그 자체였다. 어릴 적 부터 익숙히 들어온 바 그대로 였다. 그러나 유심히 살펴 보니 더러 누군가가 버려놓은 쓰레기가 있긴 있었다. 여기도 사람사는 곳인데 당연히 쓰레기가 버려져 있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형 식당으로 드니 관광버스가 여러대 도착하여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식사로 일식 밥과 우동 튀김 등인데 먹을만 했다.

 

식당 출입구 양쪽으로 각종 매장이 있어서 상인들이 호객을 한다. 물건을 사지는 않았지만 매점 마다 깔끔한 일본식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나와서 간이매점 아가씨에게 커피를 영어로 주문하니 약간 난감해 하는 표정. 간단히 "coffee, please. two cups!" 하니 아내가 "뭐, 어렵지도 않네..." 한다. 씩 웃고 말았다. 아가씨도 쉽게 알아 듣고 계산을 치렀다.

 

나와 보니 제주도 같은 풍경이다. 사람들도 한-중-일 섞여 누가 뉜지 고만 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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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당앞 주차장(제주도 분위기였다) -

 

식사하고 나와서 후쿠오카 시내 텐진(천진 天津) 지하상가 관광.

 

3시 30분에 집결하라는 가이드의 엄명과 함께 텐진 시내 관광. 어두운 색을 기본으로 한 깔끔한 지하상가.

 

아들과 난 책방구경을 주로 했다. (한류의 열풍 엿볼 수 있었음) 아내와 딸은 악세사리점 구경을 했다. 나중에 만나 백화점 (다이하루-미츠소...백화점) 구경을 하였는데 인파로 넘쳐 났다.

 

지하상가에서 나와 신궁온천(新宮溫泉)이란 곳으로 온천욕을 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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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궁온천 주차장 -

 

온천은 들어왔던 대로의 일본식 남녀혼탕이 아닌 남녀 분리탕이었다. 목욕풍습이 한국과는 약간 다른게 있었는데, 수건은 꼭 본인 것만 쓴다는 것이었다.

 

목욕 중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의 70 이 넘은 듯한 할머니 한분이 쓰윽 들어오더니 거리낌 없이 목욕탕을 정리하고 나간다. 벌거벗은 남자들 틈새로 휘이 지나다니며 어질러진 삼푸나 비누 등을 정리 정돈하였다.

 

난 탕 안에서 목만 내놓고 할머니를 쳐다 보았다. 다른 일본 사람들은 개의치 않고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다. 소문대로 일본의 목욕문화는 남녀 구분에 있어 조금 덜 민감한 것 같았다.

 

나와서 여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 주니 모두들 놀라며, 재미있어 했다.

 

저녁 식사는 한식 비슷한 일본식 불고기 집에서 했다. 한국식 불고기 맛이 살아 있어 달콤하면서도 우리 입에 잘 맞았다. 그런데 서빙 중이던 종업원이 곱창도 맛있다며 한접시를 덤으로 주는 데 그냥 물러 버렸다. 나중에 가이드가 내 얘길 듣더니 "그냥 주는 대로 한번 드셔 보시지 그랬냐, 참 맛있는데..."하며 아까와 했다. 

 

숙소는 후쿠오카 시내의 도쿄 다이잇치 비지니스급 호텔.

 

들어가 보니 엄청 작은 캡술형 방이었다. 7시 20분 방에 짐만 놓고 나와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밤의 후쿠오카를 구경했다.

 

이 곳은 낮엔 학원가이고 밤이면 환락가인 후쿠오카의 중심지란다. 일명 "불효자의 거리"란다. 낮엔 공부하러 간다며 학원에 갔다가 밤이면 집으로 가기 전 배회하는 곳이라서 그렇단다.

 

후쿠오카의 운하 밤 풍경은 찬란함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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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오카 운하의 밤 -

 

전력사정이 풍부한 지 대형 네온사인 천지였다. 거기에 운하와 어우러진 밤의 풍경은 내가 별세계에 있는 듯 싶었다. 더군다나 주변 건물과 시설물들도 잘 정비되어 깔끔하기도 했다.

 

포장마차가 즐비한 밤의 후쿠오카 운하는 참 화려했다.

 

이 운하 제방엔 라멘이 전문인 포장마차가 많아 거의 200여 미터 정도 늘어 서 있었다. 유명한 집에선 20~30분간씩 줄을 서 기다려 가며 라멘(らめん)을 먹는단다. 이 포장마차들은 옛적 강과 운하를 오가던 후쿠오카 뱃사람들이 이용하던 음식점들이라 한다. 식당, 생필품 가게, 유곽들도 많은 곳이다.

 

포장마차 거리를 지나 강가를 따라 큰 건물인 커넬시티(Canal City)에 들어 갔다. 대형 복합상가였다. 백화점, 명품가, 식당가, 놀이공원 등의 종합엔터테인먼트가 다 들어 있는 예쁜 상가 였다. 마치 캐나다의 토론토 시내 중심가의 이튼 백화점을 연상시키는 곳인데 크기로는 아마도 더 큰 듯 싶었다. 또 건물이 화려하면서도 웅장하고 실용적이어서 한국 중국의 많은 설계사들이 벤치마킹하러 많이 찾는 유명 건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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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오카 운하 옆 커넬시티 건물 밖과 안, 건물 설계자들이 견학하러 많이 오는 곳 -

 

한참을 돌다 보니 거의 9시 30분이었다.

 

숙소로 발걸음을 돌렸다.

 

가이드가 나눠준 지도를 보며 커넬시티 내부로 나 있는 회랑을 따라 숙소인 다이잇치 호텔로 방향을 잡았다. 가는 도중 대형 1층 점포망이 엄청 밝은 빛의 터널로 연결되어 있었다. 일명 후쿠오카 중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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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서다 말고 뒤를 돌아 보니 신사인 듯한 절 모양의 건물이 보였다. 신사가 어떤 곳인가 싶어 잠깐 들렀다 가보려고 신사 계단에 올라 섰다.

 

그런데 입구의 자판기를 보니 콜라나 아쿠아리스 1500 ml 규격의 한병이 단돈 100엔. 정말인가 싶어 우열에게 동전 한닢을 주며 빼 보라 하였다. 과연 대형 캔에 든 음료수 하나가 튀어 나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신사 앞에 있는 음료는 모두 100엔씩에 팔고 있었다. 다른 일반 상가의 자판기는 같은 크기라면 200엔 이상씩을 받을 것 같았다. 아마도 신사 참배객들에게 주는 보너스가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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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사 앞 자판기 -

 

신사에 들어가 보니 사진이나 TV에서 예전부터 봐 왔던 여러 장면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퇴근길인 듯한 정장차림의 남정네들이 약간의 돈을 복전함에 넣고 박수를 두번 치며 두손 모아 합장하며 뭔가를 기원하고 있었다. 나라를 위한 것인지 개인이나 가족을 생각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것이 어쨌든 일본을 지탱하는 힘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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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 중 퇴근 길에 신사에 들러 기원하는 일반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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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사 호신상 뒤로 현대식 네온사인 -

 

신사 사진 열심히 찍고 애들에게 이것을 보게하며 신사를 나왔다. 주변에는 주차장들이 즐비했다.(대개 20분 당 100엔)

 

한참을 걸어 나오니 무슨 초등학교와 냉천공원이 나타나고 호텔로 걸어 오는 길에 아까 보았던 눈부신 상가거리가 보인다. 신사의 다른 방면으로 나오는 통에 상가거리 구경을 놓친 셈. 다음 날 아침에 보니 이 눈부신 거리 주변이 온통 학원가였다.(역시 '불효자의 거리'라 부를만 했다.)

 

숙소에 돌아와 보니 눈익은 일행 몇분이 호텔 앞에서 사진 촬영 중이었다.

 

호텔이 비지니스 급이라 호텔이 캡술 마냥 조그만 하였다. 좁은 방에 싱글침대 두개 빽빽히 놓여 있고 동선이 짧고 공간이 무척이나 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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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은 열차 침대칸 같은 비지니스급 호텔 -

 

욕실도 좁게 배치되어 있었다. 욕탕기는 동양인 중키 한명이 딱 앉아 들어 있을 수 있게 되어 있고, 바로 앞에 여유공간도 별로 없이 양변기가 놓여 있었다. 마치 비행기나 열차 화장실에 들어 온 느낌을 주었다.

 

밤에 TV를 틀다 '대장금'을 보았다. 반가웠다. 그러다 리모콘을 이리저리 P1~P5까지의 버튼을 누르는데 난데 없는 포르노 장면들이 이어진다. 우열이 보기에 민망하고 당황스러워 이것 저것 누르는데 2채널에서 계속 노골적인 포르노를 방영 중이었다. 겨우 '대장금'에 맞춰 놓고 볼 수 있었다. (마침 우리 식구에게 방을 두개 배정했기에 다행이었지 딸 있는 데서 보았더라면 더욱 민망할 뻔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