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은빛 세상
부신 아침
산비탈에
사슴 발자국
저도 무슨
시를 쓰나
눈에 홀려
바람에 홀려
고놈 참
싹수가 노오란
시나 만지며
걸어갔나
-김호길(1943~)
- /김성규
큰눈 쌓인 어느 겨울 강원도를 돌아본 적이 있다. 밤기차에서 내다보는 산간마을이 소설 속 머나먼 나라인 양 서로 아득했다. 희다 못해 시푸르던 눈밭에는 짐승들의 작은 발자국만 간간이 떨고 있었다. 그중에 사슴 발자국도 있었던가. 더러는 앙증맞은 발자국들을 따라가 보고 싶었다. '눈에 홀려 / 바람에 홀려'갔는지, '시나 만지며' 갔는지….
그런데 '싹수가 노오란 시'라니! 시인이란 참 어쩔 수가 없나 보다 하다가, 어떤 시가 그러한지 사뭇 궁금해진다. 그런 발자국을 좇다 보면 야금야금 아껴 먹는 봄방학 꼬랑지가 조금 더 맛있겠지? 아직 남아 있는 겨울 발자국을 지우며 가는 이월도 끝자락, 아슴아슴 또 그립겠지.
- 정수자 |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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