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처럼 부처의 힘 의지해 침략 물리치려 한 왕실 바람 담겨

정우택 동국대 박물관장은 “개인과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한 총 4점의 고려 나한도를 처음 공개한다”며 “특히 이 중 2점에서는 제작 연대와 경위가 기록된 화기(畵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4점 가운데 3점은 도상이 서로 다른 500명의 나한을 낱장에 각각 그린 오백나한도의 일부이며 나머지 한 점은 십육나한도다.
이듬해인 병신년(1236년)에 제작된 십육나한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 정 관장은 “총 516점에 이르는 오백나한도와 십육나한도를 함께 그리려면 최소 10개월 이상 소요된다”며 “고려왕실이 1235∼36년에 걸쳐 나한도를 제작한 걸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미국 호놀룰루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시대 ‘석가설법도’도 함께 선보인다. 석가여래를 가운데 놓고 좌우로 자리 잡은 보살, 제자들을 그린 이 그림은 16세기 중반에 그려진 대표적인 금선묘(金線描·금가루로 선을 그린 것) 불화다. 조선 전기 석가설법도는 불과 4점만 알려져 있다. 전시는 다음 달 8일까지. 02-2260-3722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