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11.26 03:16
보름 후 취임 1년 맞는 부총리
"재정건전성 못 지켜" 비판에 "소주성 효과 본격화" 자화자찬
세금 퍼붓기로 성공한 국가 없어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기준을 적용하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능한 경제 관료를 많이 배출한 행정고시 29회 중에서도 최강자라고 할 수 있다. 그의 행시 동기 중 선두 주자였던 최상목 전 기재부 1차관, 송언석 전 기재부 2차관(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최희남 전 기재부 국제담당차관보(현 한국투자공사 사장), 김철주 전 기재부 기획조정실장 등은 차관이나 1급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났다. 반면 홍 부총리는 2013년 2월 정책조정국장(2급)을 끝으로 기재부를 떠났다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국무조정실장을 거쳐 작년 12월 11일 현 정부 두 번째 경제부총리로 화려하게 친정에 복귀했다.
공무원으로서 홍 부총리의 평판은, 학생으로 비유하면 '선생님 지시를 잘 따르는 모범생'이었다. 상사가 다소 무리한 주문을 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우직하게 과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부총리 임명 당시 "연못에 바늘이 빠지면 물을 다 퍼내서라도 찾을 사람"이란 세평이 나온 이유다.
관가에서는 홍 부총리가 국무조정실장 시절 상사로 모셨던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받았다는 '가르침'과 '큰 가르침'이 회자된다. 꼼꼼하고 눈높이가 높은 이 총리에게 거의 매일 혼나다시피 지적을 받았는데, 이를 "가르침을 받았다"고 표현한 것이다. 큰 가르침은 총리에게 많이 혼난 날 쓰는 표현으로 가르침의 비교급쯤 된다. 최상급은 '매우 큰 가르침'이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이 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부총리가 총리에게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순종하는 모범생' 이미지는 그가 부총리로 임명된 이유인 동시에 극복해야 할 한계이기도 했다. 경제를 총괄하는 사령탑은 인간성이 아니라 실력과 성과로 평가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도 취임 초 '약체 부총리'라는 우려를 의식해 "경제의 중심축은 경제부총리"라며 "청와대와 조율하겠지만 그립 세게 쥐고 할 말은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가 청와대나 여당을 상대로 소신을 주장해 관철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오히려 나라 곳간을 축내는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달라는 선배 관료들의 신신당부에도 재정건전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부총리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기는커녕 분양가 상한제 등 경제 현안에서 다른 부처 장관들에게 끌려다니는 모양새다.
홍 부총리는 지난 21일엔 저소득층이 일해서 번 돈(근로소득)은 줄어드는데도 정부의 세금 퍼붓기로 소득이 소폭 증가한 것을 두고 "소득 주도 성장, 포용 성장의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소주성 홍보 대사로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 경제 상황과 미래 전망 등을 (대외적으로) 자세히 설명하라"는 지시를 받은 지 1주일 만에 '순종하는 모범생' 본색을 다시 드러낸 것이다. 부총리가 냉철한 진단으로 이 정부의 경제 난독증(難讀症)을 치료하지 않고, 되레 증상을 악화시키고 있다.
보름 후면 부총리 취임 1년이다. 지난 1년간 부총리의 성적표는 일부 지표를 침소봉대(針小棒大)하는 자화자찬이 아니라 객관적 경제지표로 평가될 것이다. 정히 소주성 성과를 인정받고 싶다면 일자리를 창출해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을 올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소주성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세금 주도 성장일 뿐이다. 세금 퍼붓기로 국민소득이 늘고 경제가 성장한다면 베네수엘라 같은 남미 포퓰리즘 국가들은 이미 선진국이 돼 있을 것이다.
공무원으로서 홍 부총리의 평판은, 학생으로 비유하면 '선생님 지시를 잘 따르는 모범생'이었다. 상사가 다소 무리한 주문을 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우직하게 과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부총리 임명 당시 "연못에 바늘이 빠지면 물을 다 퍼내서라도 찾을 사람"이란 세평이 나온 이유다.
관가에서는 홍 부총리가 국무조정실장 시절 상사로 모셨던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받았다는 '가르침'과 '큰 가르침'이 회자된다. 꼼꼼하고 눈높이가 높은 이 총리에게 거의 매일 혼나다시피 지적을 받았는데, 이를 "가르침을 받았다"고 표현한 것이다. 큰 가르침은 총리에게 많이 혼난 날 쓰는 표현으로 가르침의 비교급쯤 된다. 최상급은 '매우 큰 가르침'이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이 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부총리가 총리에게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순종하는 모범생' 이미지는 그가 부총리로 임명된 이유인 동시에 극복해야 할 한계이기도 했다. 경제를 총괄하는 사령탑은 인간성이 아니라 실력과 성과로 평가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도 취임 초 '약체 부총리'라는 우려를 의식해 "경제의 중심축은 경제부총리"라며 "청와대와 조율하겠지만 그립 세게 쥐고 할 말은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가 청와대나 여당을 상대로 소신을 주장해 관철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오히려 나라 곳간을 축내는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달라는 선배 관료들의 신신당부에도 재정건전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부총리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기는커녕 분양가 상한제 등 경제 현안에서 다른 부처 장관들에게 끌려다니는 모양새다.
홍 부총리는 지난 21일엔 저소득층이 일해서 번 돈(근로소득)은 줄어드는데도 정부의 세금 퍼붓기로 소득이 소폭 증가한 것을 두고 "소득 주도 성장, 포용 성장의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소주성 홍보 대사로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 경제 상황과 미래 전망 등을 (대외적으로) 자세히 설명하라"는 지시를 받은 지 1주일 만에 '순종하는 모범생' 본색을 다시 드러낸 것이다. 부총리가 냉철한 진단으로 이 정부의 경제 난독증(難讀症)을 치료하지 않고, 되레 증상을 악화시키고 있다.
보름 후면 부총리 취임 1년이다. 지난 1년간 부총리의 성적표는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