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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알박기" "심상정 영구 당선" 뭐 하는 짓인가

화이트보스 2019. 12. 17. 15:34



개혁 알박기" "심상정 영구 당선" 뭐 하는 짓인가

조선일보

    
입력 2019.12.17 03:20

민주당과 범여권 군소 정당들이 선거법 자중지란에 빠졌다. 선거법을 강제로 통과시킬 숫자는 충분하지만 한 석이라도 더 자기 몫을 챙기려고 낯 뜨거운 밥그릇 싸움이 벌어진 탓이다. 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다. '사표(死票) 방지' '지역주의 정당 극복' 등 거창한 명분으로 포장했지만 애초부터 목적은 '의석 나눠 먹기'였다. 국민의 표가 아니라 제도를 바꿔 의석을 얻으려는 시도가 부딪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충돌이다.

선거법 변경으로 대박을 노렸던 정의당은 민주당을 향해 "대기업의 중소기업 단가 후려치기" "공천 장사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 석이라도 더 달라는 떼쓰기다. 그러자 민주당은 정의당이 "개혁 알박기"를 한다고 했다. 정의당 및 호남 지역당들이 요구하는 '석패율제'에 대해서도 "중진의원 재선 보장용"이라고 했다. 다시 이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석패율제가 심상정 영구 당선용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중진은 빼자"고 한다. 민주주의의 기초인 선거를 놓고 시장통 흥정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여권 군소 정당들과 합의가 안 될 경우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인 원안 상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본회의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큰 안을 올려 정의당의 대박 꿈을 아예 없었던 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애초 이 안을 발의했던 정의당이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반발했다. 그렇다면 그 안은 왜 발의했나. 이들이 당초 주장했던 '개혁'이란 것이 얄팍한 계산에 불과했고 국민 눈속임이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폭로하고 있다.

이미 선거법은 꼼수에 무리수, 편법이 쌓여 괴물 같은 모양으로 변질됐다. 누더기라는 표현이 과분할 정도다. 의석 산출 산식은 하도 복잡해 국회에서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별로 없고, 호남 지역구를 지키기 위해 인구 기준을 자의적으로 바꾸는 '인구 기준 게리맨더링'까지 동원됐다. 거대 정당이 '2중대' 성격의 위성정당을 만들어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을 우회 확보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한다. 이런 엉망진창은 없었다.

하지만 좌파 매체들이 민주당을 비난하고 나서는 등 압박이 심해지고 있어 조만간 범여권의 선거법 단일안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제1 야당을 배제하고 게임의 룰을 바꿔 의석을 더 갖겠다는 발상부터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벗어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저질 막장극이 펼쳐지고 있다. 끝내 이 엉터리 선거제도를 강제 통과시키고 국민이 묵인하면 정치만이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와 선거까지 막장으로 끌려 들어갈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6/201912160340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