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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직행한 현직 판사

화이트보스 2020. 1. 12. 11:26



민주당 직행한 현직 판사

             

입력 2020.01.11 03:14

박국희 사회부 기자
박국희 사회부 기자

작년 10월 7일 사법 농단 관련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의 5차 공판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그는 퇴직하며 대법원 보고서를 무단 반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석 달이나 지난 재판이 뇌리에 선명한 것은 이날 증인으로 나온 현직 여성 판사의 태도가 매우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판사 신분으로 증인석에 불려 나온 게 짜증 났는지, 개인의 특성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저서 '운명'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사한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을 묘사했던 대목을 빌리자면, '그는 대단히 건방졌다'.

유 전 연구관과 대법원에서 함께 근무했다는 이 여성 판사는 질문 내용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깊은 한숨을 내쉬거나 비웃는 표정으로 "이걸 답변을 해야 하느냐" "그걸 내가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했다. 질문한 사람이 무안하게 "그게 그렇게 중요한 내용이냐"고 쏘아붙이거나 "이건 증인에 대한 명예훼손 아니냐"며 재판장을 향해 수차례 언성을 높였다. 이례적인 광경에 당시 법원 출입 기자들의 단체 채팅방에는 "증인이 매우 화가 났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기자들은 물론, 재판을 업(業)으로 삼는 판사, 변호사들에게도 이렇게 고압적 태도의 증인은 낯설었다.

여성 판사가 특히 짜증을 낸 건 JTBC 인터뷰 관련 질문이 나올 때였다. 그녀는 2018년 8월 현직 법관으로 JTBC와 실명 전화 인터뷰를 하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이 일제 강제징용 사건 판결을 고의로 지연시켰다고 폭로했다. 이 사건은 현재 양 전 대법원장 재판부가 심리 중이지만, 그때는 검찰이 기소도 하기 전이었다. 유 전 연구관 측 변호인이 "증인은 피고인이 대법원 보고서를 가지고 나간 건 심각한 범죄라고 했는데, 증인의 언론 인터뷰 역시 공무상 비밀 누설 아니냐"고 따지자 그는 "제가 30분 동안 답을 할 수도 있다"며 화를 냈다.

이 여성 판사는 최근 법원에 사표를 내고 민주당 총선 출마를 선언한 이수진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다. 당시 민주당 측은 "이 부장판사는 사법 농단의 실체를 폭로하고 가장 앞장서서 사법 개혁을 요구했다"고 했다. JTBC 인터뷰가 그의 민주당 영입에 톡톡히 한몫했다는 것이다. 석 달 전 재판 증인석에서 이 부장판사의 고압적인 태도는 많은 법조인 사이에 오르내렸다. 이들은 민주당이 이 부장판사를 영입한다는 뉴스가 나오자 이제야 그가 왜 그렇게 JTBC 관련 질문에 흥분했는지 알겠다는 반응이다.

이 정권 들어 현직 판사가 두 명이나 청와대 비서로 들어가더니, 이번엔 현직 판사가 민주당으로 직행했다. 이들 모두 김명수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진보 성향 판사들의 연구 모임 출신이다. 이런 사람들이 입만 열면 재판 독립을 운운한다는 게 우습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10/202001100343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