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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시장에 쏟아지는 동대문 옷가게… "클릭으로 쇼핑하는 시대의 이면"

화이트보스 2020. 2. 8. 12:42


            

경매시장에 쏟아지는 동대문 옷가게… "클릭으로 쇼핑하는 시대의 이면"

조선비즈
  • 허지윤 기자
  • 입력 2020.02.08 06:00

    서울 중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3·14번 출구 일대 의류상가 점포들이 경매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경기가 악화했기 때문인데, 매수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8일 조선비즈가 지지옥션과 신한옥션SA를 통해 이달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과 등기를 확인해본 결과, 서울 중구 을지로 6가 일대 쇼핑몰에서 나온 경매물건은 55건에 달한다.

    이 지역 쇼핑몰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서울의 대표 상권이었다. 하지만 현재 ‘굿모닝시티쇼핑몰’에서 29건의 경매가 나온 것을 비롯해, ‘밀리오레’ 14건, ‘헬로우APM’ 8건, ‘동대문패션티브이’ 4건 등이 경매에 나왔다.

    5일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 밀리오레, 헬로우APM, 굿모닝시티쇼핑몰, 롯데피트인 동대문점(옛 동대문 패션 TV) 쇼핑몰 일대 전경. /허지윤 기자
    경매에 나와도 매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26일 2차 입찰이 진행될 예정인 굿모닝시티쇼핑몰 지하1층 전용면적7㎡(2평) 대지권2.44㎡(1평)인 점포의 경우 입찰 최저가격은 7680만원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최저 매매가 9600만원에 1차 입찰에 부쳐졌으나 유찰됐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쇼핑몰 상가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오랫동안 공실 상태로 남아있고 연체 관리비만 수천만원 가량 쌓여있는 등의 구조적 문제가 있어 경매 시장에서도 잘 소화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복합 상가와 특성화 상가에서 나오는 경매 물건이 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상가 부동산 시장의 지형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많은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이제는 지역상권의 유동인구도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상권에서 실제 구매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즉 소비인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국내 공실률 급등 주 요인 중 하나로 '소비행태 변화'를 지목했다. 소비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경기에 상관없이 상가에 대한 임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전국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평균 11.7%로, 공실률 조사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A쇼핑몰 내 공실과 ‘점포정리·원가처분 세일’ 펫말을 걸어둔 점포. /허지윤 기자
    상가의 위기는 우리나라만에서만 일어나는 일도 아니다. 뉴욕 맨해튼의 상가 공실률도 상승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 내 소매업 점포들의 잇단 폐점을 두고 "소매업의 종말"이라고 평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소비행태의 변화로 인한 공실률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요인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 수급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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