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인사이드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대로 전쟁을 수행한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전쟁과 반전쟁』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이란의 극한 대립을 두고 남긴 말이듯 싶다.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양국 간 사이버 공방은 어느덧 사이버 전사(戰史)가 되고 있다.
[미국·이란 사이버 전쟁] ①과거
미국, 이란 핵개발 시설 해킹
이란, 사우디·미국 원전 보복
전산망 중단…장비 교체 5개월
이스라엘은 2007년 9월 전폭기를 동원해 시리아 원자로를 잿더미로 만든 '오차드 (Orchard)' 작전 이후 이란의 핵시설도 폭격하려다 확전을 우려한 미국이 이를 제지했다. 대신 미국은 부시 행정부 때인 2006년부터 비밀리에 개발해온 사이버 무기를 사용하기로 하고,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인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격 대상으로 정했다.
![2015년 원전 시설을 방문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2/11/d7f16105-1c58-4e76-8cb7-8990decb5c6d.jpg)
2015년 원전 시설을 방문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사막에 있는 디모나 비밀기지에 나탄즈 핵시설에서 사용하는 제어 시스템과 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2008년 말 파괴력 검증을 거쳐 악성코드를 침투시켰다. 이른바 ‘올림픽 게임(Olympic Game)' 작전이다. 미국은 전대미문의 사이버 포문을 열었고, 이는 세계 사이버 군축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악성코드가 핵시설의 제어 시스템을 감염시키면서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기가 원인 모를 오작동을 일으켜 수시로 작동을 멈췄다. 미 국가안보국(NSA)은 운영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에 가짜 신호를 보내 정상인 것처럼 조작했고, 이란 과학자들이 해결책을 찾고자 골몰하는 모습과 시설이 붕괴하는 전 과정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