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유지만 해선 안돼… 민주국가들과 국방·경제협력 강화를”
한미동맹 유지만 해선 안돼… 민주국가들과 국방·경제협력 강화를”
[제13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펜스·러캐머라가 말하는 한미동맹의 방향과 미래

“자유경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 안보 차원에서도 한국·미국·일본·호주 등이 경제적 관계를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마이크 펜스 전 미 부통령)
“적응하지 못하면 사라진다. 한미 동맹을 당연히 여기면 안 된다. 단순 유지가 아니라 환경에 적응하고 발전시켜야 한다.”(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13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각각 연사로 선 마이크 펜스 전 미 부통령과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랑관은 한목소리로 변화하는 외부의 도전·위협에 맞서 한미 동맹을 업그레이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무역, 공동 방어에 대한 의지, 북한 도발에 대한 강경 대응 등 한미 동맹은 더욱더 공고해졌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인들이 느끼는 한국인에 대한 연대감, 이 지역의 다른 동맹국들에 대한 연대감은 굉장히 강하다”고 말했다. 부친이 6·25 참전 용사인 그는 “많은 미국인들이 한국전을 ‘잊힌 전쟁’이라고 부르지만 우리 집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다”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특히 중국의 헤게모니 다툼을 한반도의 도전 과제로 꼽았다. 그는 “베이징의 힘은 점점 커지고 있다.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려고 한다”며 “미국과 한국, 일본 등 자유 세계의 리더들은 국방, 경제력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할 때 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적으로도 한일 관계를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영내 안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고, 인도·태평양 국가들의 자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재확인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우리는 북한에 최대 압력을 행사하면서도 대화 개시에는 조건을 걸지 않고 문을 열어뒀기 때문에 대화가 시작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강력한 경제 제재 조치를 하면서도 대화는 해나갔고, 그게 앞으로도 걸어가야 할 길”이라며 “평화적으로 비핵화를 달성하려면 강한 압박과 대화의 조합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북한의 변화하는 위협에 맞춰 한미 연합훈련을 다각도로 확대·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한미연합지휘소훈련(CCPT)도 하고 있지만, 육해공군의 실기동 야전 훈련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며 “공중·해상·지상·사이버·우주 등 다영역에서 훈련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핵무기뿐만 아니라 생화학·사이버전 등 다양한 형태의 공격에 대한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김정은은 우리에게 다양한 영역에서 딜레마를 강요한다”며 “여러 가지 전투 수행 측면에서 대응해야 한다. ‘킬체인(Kill Chain)’이라고들 하는데 ‘킬웹(Kill Web)’이 올바른 용어다. 화살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발사대를 요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킬웹은 우주자산, 유무인 전투체계, 작전사령부, 비행단 등이 병렬적으로 연결되는 다층 다중의 네트워크 지휘 통제 체계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기존의 합의대로 조건에 기초해 진행돼야 하는데, 이 ‘조건’이 계속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안보 위협 상황이 계속 변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한미 연합사의 기존 체제와 전작권은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한·미·일 3국 간 협력을 강조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철수 사례에서 봤듯이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해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며 “기회만 된다면 한·미·일이 같이 훈련할 계기를 활용하고 통합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한반도만이 아니라 일본, 인도·태평양 작전 지역에서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