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오래 타려면… 완속으로 완충하는 ‘셀 밸런싱’ 필요
전기차 오래 타려면… 완속으로 완충하는 ‘셀 밸런싱’ 필요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배터리 수명을 관리하는 방법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완전 방전은 배터리 성능에 악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는데, 전문가들은 배터리 수명을 늘리려면 ‘셀 밸런싱’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완속 충전기로 완충하면 셀 밸런싱이 이뤄진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제조사들은 배터리 관리를 위해 셀 밸런싱이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현대차(184,500원 ▲ 1,000 0.54%) 아이오닉5 설명서에는 “배터리 충전량이 20% 이하일 때 100%까지 월 1회 이상 충전하면 배터리 성능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배터리의 최적 상태 유지를 위해 완속 충전을 권장한다”는 안내도 덧붙였다. 아이오닉 5의 경우 완전 방전에서 완전 충전까지는 약 10시간이 걸린다.

테슬라는 모델3·모델Y 사용설명서에 “일부 차량에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면서 “이 경우엔 특히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차량을 100%까지 완전히 충전할 것을 권장한다”고 적었다. BMW는 i4 사용설명서에 “고전압 배터리의 수명을 극대화하려면, 매일 사용하는 경우 우선적으로 AC(완속) 충전소에서 충전하라”고 적었다.
전기차 배터리는 하나의 팩 형태로 전기차에 탑재되는데, 팩은 10여개 모듈을 묶은 형태, 모듈은 10여개 배터리셀을 묶은 형태다. 수백개 셀이 모여 전기차 배터리를 구성하는 셈이다.
주행 중 배터리를 소모하다 보면 각각의 셀별로 자연스레 전압 차가 발생한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 배터리 셀은 충·방전 속도나 최대용량 등 성능이 떨어지며 배터리 셀 간의 불균형으로 이어져 배터리 성능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른 셀에 전압이 많이 남아 있더라도 전압이 가장 약한 셀이 완전히 방전되면 배터리팩 전체가 방전되기 때문에 셀 밸런싱이 제대로 되지 않은 배터리는 주행 거리에서도 손해를 본다.
셀 밸런싱은 셀 간 전압 차를 낮춰 전체적으로 균일한 전압을 갖도록 하는 과정이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완속 충전으로 100%까지 완충하면 셀 밸런싱이 이뤄진다. 이동훈 제주테크노파크 에너지융합센터 활용기술개발 팀장은 “셀 간 전압차가 1~2V씩 발생하면 특정 셀 하나가 과부하가 되고 화재 위험성도 커진다”면서 “완속 충전으로 완충하면 전류가 골고루 퍼져 에너지 밀도를 단단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속 충전만 하면 셀 간의 전압 밸런싱이 깨져 배터리 성능에는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배터리는 방전이 많이 될수록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에 배터리가 완전 방전될 때까지 내버려 둬선 안 된다. 장기간 주차해도 완전 방전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자동차 시동을 걸지 않더라도 배터리에서는 조금씩 자연 방전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주행 가능 거리가 10㎞ 미만일 경우 차량을 2주 이상 주차해선 안 되고, 장기 해외 출장이나 여행 등으로 3개월 이상 세워둘 땐 완충해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