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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를 움직이는 힘 그들은 누구인가

화이트보스 2008. 10. 19. 10:35

진보교육 외치는 '교육좌파' 그들은 누구인가

'교육좌파'의 核, 전교조를 움직이는 힘


지난 8월 말 경기 부천 A중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날은 A중의 개학일이었다. A중은 몇 년 전부터 개학일마다 일명 ‘개학고사’를 치르고 있다. 방학 전 교사들이 힘을 모아 주요 과목 문제를 선별해 학습지를 제작, 배포하면 학생이 그 내용을 간단히 공부해 테스트하는 형태다. 방학 중 흐트러지기 쉬운 생활리듬을 바로잡고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돕는 일종의 준비체조인 셈이다. 교사들은 한창 바쁜 학기 중 학습자료를 만드는 ‘가욋일’을 하면서도 학생에게 도움이 된다는 마음으로 기꺼이 개학고사 준비에 동참해왔다.


그런데 이날 A중 교문 앞에 피켓이 등장했다. 학생들에게 시험 보지 말 것을 종용하는 내용이었다. 피켓을 든 이는 다름아닌 이웃 B중학교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었다. 이들은 꽤 오래전부터 A중 교사들을 상대로 “개학고사 실시를 거부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는 등 시험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전교조 조합원 비중이 높지 않았던 A중에 이들의 주장은 잘 먹히지 않았고 결국 B중 교사들은 설득 상대를 학생으로 바꿔 나름대로 ‘행동’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자기 학교도 아닌 이웃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것도 한창 바쁜 등교 시간에 피켓 시위를 하는 교사의 모습이 A중 교사와 학생, 동네 주민들에겐 어떤 모습으로 비쳐졌을까?

 

 

▲ 지난해 국회 앞에서 열린 국민연금법 개정안 입법 반대집회. 전교조, 민주노총 등이 참석했다. / photo 조선일보 DB

전교조를 필두로 한, 이른바 ‘진보교육’을 주창하는 이들의 무리를 ‘교육좌파’로 지칭한다면 교육좌파의 위력이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된 계기는 지난 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광우병 촛불시위라고 할 수 있다. 초창기 순수한 시민집회로 출발했지만 “꽃다운 나이에 미친 소 먹고 죽긴 싫다”며 시위 현장에 학생들이 등장하고 이들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교육좌파들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뜻을 함께하는 단체들이 규합해 연일 시위를 주도했고 때마침 서울시교육감 선거 시즌을 맞아 시위 현장을 그들이 지지하는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 장소로 활용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궁금했을 것이다. 저토록 뛰어난 결속력과 행동력을 보여주는 이들은 누구일까. 광우병과 미국산 쇠고기를 ‘미국 소=미친 소’의 등식으로 만들고 여기에 반 정부 구호를 버무려 어린 학생들까지 시위 현장으로 끌어들인 이들의 정체는 과연 뭘까. 시위를 주도한 광우병대책회의 산하 수천 개 단체의 실체는 또 뭘까. Weekly Chosun이 각종 자료 조사와 전문가 인터뷰, 자문 등을 바탕으로 그 추적 작업을 시도했다.


전교조의 개념조차 생소한 일반인이 전교조의 면면을 제대로 알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내 자녀가 다니는 학교 교사들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으며, 그것이 학생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하는 문제는 학부모라면 누구나 초미의 관심사일 것이다.


Weekly Chosun은 독자들이 전교조의 성격을 다소나마 가늠할 수 있도록 몇 가지 팁을 준비했다. 우선 지난 4월 열린 전교조 서울지부 집행위원회 회의록을 단독 입수, 분석했다. 또한 “전국에서 나보다 더 전교조를 잘 아는 이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는 김진성 서울시의회 의원을 만나 전교조에 관해 궁금한 몇 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으로 지난 9월 18일 언론에 공개된 ‘초중고 교원단체 및 노조 가입현황’ 자료를 가공해 전교조 교사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 140개를 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