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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이 원인인 ‘당뇨망막증’

화이트보스 2008. 11. 4. 11:39

당뇨병이 원인인 ‘당뇨망막증’





   

노인 실명 원인의 60%… 증상 보일땐 이미 심각


당뇨환자는 이상 못 느껴도 1년에 2회 안과검진을


6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은 회사원 김지호(50·서울 마포구 연남동) 씨는 최근 갑자기 눈 속에 먹구름이 떠다니는 듯한 증상이 나타나더니 시력이 나빠졌다. 그러나 피로가 쌓여 생긴 증상이려니 하고 병원을 찾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눈 속에 하루살이 같은 것이 떠도는 느낌이 들자 그제야 안과를 찾아 정밀검사를 했고, 그 결과 ‘당뇨망막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망막’은 카메라의 필름처럼 물체의 상이 눈 안에 맺힐 수 있도록 해준다. 망막 신경에 손상을 입으면 자칫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인 인구 증가와 생활습관의 서구화 등으로 성인병 환자가 늘면서 망막질환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한국망막학회에 따르면 당뇨망막증은 만 65세 이상 환자의 실명 원인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당뇨병이 있는 40세 이상 환자에게도 40.3%나 나타난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실명할 가능성은 정상인보다 20배 이상 높다.


한국망막학회 홍보위원인 이정희 이대목동병원 안과 교수는 “당뇨망막증은 초기 증상이 없어 증상이 나타나 안과를 찾을 때는 이미 심각한 상태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면서 “당뇨망막증을 예방하는 길은 첫째도 둘째도 검진”이라고 말했다.


○ 망막 혈관에 생기는 순환장애


당뇨망막증은 당뇨병으로 망막의 가는 혈관에 순환장애가 일어나 발생되는 합병증이다. 심장혈관이 막혀 심장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 작고 가는 혈관이 막혀 망막 위에 출혈이 생기거나 망막 주위가 부어오르는 ‘황반부종’은 망막 중에서도 시력의 중심 역할을 하는 황반에 부종이 생기면서 심각한 시력장애가 일어난다.


망막에 새로 자라는 혈관이 터지면서 눈 속에 심각한 출혈이 생기는 ‘증식 당뇨망막증’도 위험하다. 이 출혈은 시간이 지나면 흡수되는 것 같지만 재출혈하거나 망막 위에 증식성 막을 새로 만든다. 바위 속을 파고든 나무뿌리가 바위를 부수는 것처럼 새로운 혈관이 망막 주위로 자라면서 망막을 눈에서 떼어버리는 망막박리가 생겨 시력을 잃기도 한다.


○ ‘형광 안저 조영술’로 발병 확인


당뇨망막증 환자의 90%는 비증식 당뇨망막증이다. 눈 검사 시 망막혈관의 이상 소견과 출혈, 망막부종 등이 나타난다.


더 심각한 증식 당뇨망막증은 마치 눈앞에 그림자가 떠다니는 것 같고 시력이 갑자기 떨어져 사물이 보이지 않게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신생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당뇨망막증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심해진 뒤에야 주로 발견된다. 당뇨가 있는 사람은 눈에 이상을 못 느껴도 1년에 2회 정도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당뇨망막증은 적절한 치료와 함께 1∼3개월마다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당뇨망막증을 검사할 때는 망막검사 전에 시력검사, 안압검사, 안경검사 등을 먼저 한다.


이러한 검진으로 당뇨망막증이 의심되면 형광색소를 환자의 팔에 주사한 후 색소가 혈관을 통해 망막의 혈관까지 도달해 순환하는 과정을 안저 사진기로 촬영한다. ‘형광 안저 조영술’로

 

불리는 이 검사는 망막혈관의 이상 여부와 신생혈관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 레이저 치료법이 가장 효과적


당뇨망막증으로 실명한 환자의 시력은 다시 회복하기 힘들다. 망막은 뇌와 연결된 조직이어서 이식은 엄두도 못 낸다. 최첨단의 의료 기술이 개발돼도 고칠 수 없는 것이 당뇨병 합병증이다.


현재 시술되고 있는 당뇨망막증의 치료는 레이저치료, 약물치료, 안구 내 주사, 유리체 절제술 등이 있다. 당뇨망막증의 완쾌를 위한 치료라기보다 병의 진행을 늦추어 심각한 시력 저하를 예방하는 것이다.


‘레이저 광응고술’은 신생혈관을 줄이기 위해 레이저를 이용하는 치료로 현재까지 당뇨망막증 치료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증식 당뇨망막증을 방치하면 시력을 잃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안구 통증을 유발하는 신생혈관 녹내장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미리 조치를 해야 한다.


레이저 광응고술은 1, 2주 간격으로 한쪽 눈에 3, 4회 시행하는데 그렇다고 완치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 3명 중 1명은 치료 후에도 증식 당뇨망막증이 계속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관찰과 검진이 필요하다.


눈 속에 나쁜 혈관과 나쁜 막을 제거하는 ‘유리체 절제술’은 레이저 광응고술 후에도 병이 계속 진행돼 눈 속에 출혈이 생기고 망막박리 등이 발생했을 때 시행된다. 시력이 더 떨어지거나 실명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 유리체 절제술 후에도 병이 진행되거나 출혈이 심해질 우려가 있어 지속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성진 순천향병원 안과 교수는 “당뇨망막증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혈당 조절을 철저히 하고 당뇨 진단을 받은 후 꾸준히 내과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당뇨망막증 Q&A▼


일단 발병하면 혈당 조절만으로 진행 막을 순 없어



Q: 당뇨망막증이 있는 여성이 임신해도 괜찮은가.


A: 당뇨가 있는 여성이 임신하면 망막증이 생기거나 더 나빠질 수 있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임신 전과 후 3개월 동안 철저한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임신으로 망막증이 더 진행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임신 중 정기적으로 안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Q: 혈당을 잘 조절하면 당뇨망막증을 늦출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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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당뇨망막증의 발생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그러나 일단 당뇨망막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혈당 조절만으로 진행을 막을 수 없다. 모든 당뇨 환자는 자신의 혈당을 정상 범위 안에서 잘 관리해야 당뇨망막증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Q: 당뇨망막증이 있는 사람이 운동해도 되나.


A: 운동으로 출혈이 증가한다는 보고는 없다. 운동은 혈당을 조절하는 데 효과가 있다. 운동 중 반복되는 출혈이 생기지 않았다면 적당한 운동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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