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헬스케어

지방간을 잡자

화이트보스 2008. 11. 15. 22:57

건강진단을 받은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약 30%에서 지방간이 발견된다는 통계가 있다. 최근에는 초등학생에게서도 종종 볼 수 있을 정도로 발병 나이가 낮아져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비만이거나 잦은 음주를 하는 사람이 갑자기 식욕이 없고 전신 피로가 심하면 지방간을 의심해 보자.
글 |송은숙(건강정보 작가) _ 도움말 |변관수 교수(고대 구로병원 간질환센터)

복부비만으로 인해 건강에 이상을 느끼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복부에 지방이 많이 쌓이면 심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조기 사망의 위험을 높이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통계에 따르면 발기이상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 중에 60%는 복부비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복부비만으로 인해 음경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성기능 저하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한때 남성의 복부비만을 인격과 비례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어느 정도 배가 나오더라도 넉넉해 보여서 좋다거나 오히려 ‘사장님 형’이라며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만 자체를 질병으로 보는 지금은 복부비만을 건강의 적신호로 받아들인다. 전문가들은 “허리띠가 길어지는 만큼 수명이 짧아진다”며 복부비만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복부비만은 지방간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올바른 식생활과 꾸준한 운동을 통해 자신 몸에 알맞은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방간, 뚜렷한 증상 없어 특별히 주의해야
회사원 한 모 씨(42세)는 얼마 전 직장에서 건강진단을 받았는데, 큰 이상은 없지만 간기능 검사결과에 조금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청 GOT와 GPT가 정상의 두 배 이상 높아져 있다고 했다. 걱정이 돼서 병원을 찾았더니 몇 가지 검사를 하자고 했다. 결과를 보기로 한 날, 의사로부터 B·C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고 간에 지방이 너무 많아진 지방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초음파 결과 지방이 간세포에 붙어 간이 조금 커진 상태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과음·비만 등이 원인이므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체중을 줄이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사실 회사에서 늦게까지 일이 많아 운동할 시간을 내기 힘들다 보니 체중이 많이 늘었다. 최근 1년 사이에 7kg이 늘어 키는 170cm인데 체중은 83kg이나 되었으니 몸이 무거워져 힘들던 참이었다. 의사의 말대로 5개월 동안 열심히 운동을 했다. 매일 꾸준히 테니스를 치고, 주말이면 등산을 했다. 식사의 양도 줄이고 고지방식을 줄여 나갔다. 그랬더니 체중이 73kg까지 줄어들어 몸이 한결 가볍고, 검사 결과 GOT·GPT와 같은 간기능 수치가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처럼 혈액 검사상 간기능 검사의 이상을 보이는 가장 흔한 원인은 지방간. 정상적인 간 세포는 간 무게의 2∼5% 정도의 지방을 포함하는데, 5% 이상으로 증가하는 경우를 지방간이라고 한다. 심한 경우에는 50%를 넘는 경우도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건강진단을 받은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약 30%, 성인 여성의 약 15%에서 지방간이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 비만이거나 잦은 음주를 하는 사람이 갑자기 식욕이 없고 전신 피로가 심하면 지방간이나 지방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지방간 자체를 대수롭지 않은 가벼운 질환으로 여겼으나 최근에는 단순한 지방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방간염, 더 나아가서 간경변증(간경화증)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지방간은 다른 간장질환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증상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간혹 배의 오른쪽 갈비뼈 아래 부분에 불쾌감이 느껴지거나 약간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구역질이나 전신피로,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가끔 있기도 한다.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돼 세포를 팽창시키고, 혈액과 임파액 순환에 장애를 일으켜 간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만으로 지방간이라고 생각하기가 쉽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 마련. 따라서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병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방간의 여러 가지 원인
지방간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간에 지나치게 많은 지방이 쌓였을 때, 또는 간으로부터 온 몸으로 지방이 운반되는 과정에서 장애가 발생했을 때나 간에서의 지방 합성이 과도할 때, 간에서의 지방 이용에 장애가 생겼을 때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습관적 과음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에 의해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후자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꾸준히 증가되고 있는데 이는 서구화된 식생활 때문으로 여겨진다.

과식·고지방식 과다한 영양을 섭취할수록 간에 지방질이 과다해지기 쉽다. 우리가 당질이나 지방질,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간에서는 지방질로 저장되고 일부는 피하세포 내에 지방으로 저장된다. 이렇게 되면 지방간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간에 저장된 지방이 세포로 가서 에너지원으로 쓰여야 간에 쌓인 지방이 줄어드는데, 피하지방에 쌓인 지방질이 간으로 이동하면 지방간이 해소되기 어렵다. 이때 운동을 하면 세포가 간의 지방을 더 많이 분해하므로 도움이 된다. 반대로 영양이 부족해도 지방간이 되기 쉽다.

지나친 음주 알코올과 지방간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스스로 애주가라고 자처하는 사람의 과반수가 지방간이라는 통계도 있다. 술 자체는 괜찮지만 안주가 부실해서 지방간이 온다거나 자주 마시는 술보다 폭음이 더 나쁘다는 상식은 잘못된 것이다. 소량일지라도 계속 음주를 하면 간에 해롭다. 전문가들은 1주일에 적어도 2∼3일은 술을 마시지 않아야 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간이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술의 양은 하루에 최대로 약 160g. 하루에 80g 이상의 술을 마시면 지방간을 포함한 각종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소주로 따지면 하루 1병 정도의 양이다. 알코올이 간에서 이루어지는 지방질의 대사를 방해해 간에 지방이 끼고 붓는 것이다. 개인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간에 해를 주지 않는 음주량은 남자인 경우 하루 소주 1/3병, 여자인 경우 소주 1/4병 정도이다.

기타 원인 우리의 몸에는 항상 건강에 가장 좋은 상태를 스스로 유지하려는 시스템이 작동한다. 간도 스스로 적정한 지방의 양을 조절하는 기능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 그래서 간 자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으나 다른 장기의 문제로 지방간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당뇨병이나 뇌하수체의 이상 등이 그것이다. 특히 비만이면서 당뇨병인 사람은 지방간이 되기 쉽다. 간장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심부전증이나 빈혈 환자, 임신 말기에서 지방간이 나타나기도 한다. 농약이나 쥐약을 먹은 사람들에게 지방간이 나타나는 경우처럼 약물중독으로 인한 지방간도 있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식이요법으로 치료
지방간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지방간은 금주, 당뇨 조절, 체중 조절, 식이 조절 등으로 지방간의 원인을 제거하면 잘 치료된다. 간에 병이 있으면 무조건 잘 먹고 잘 쉬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지방간의 경우는 오히려 더 심해질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같은 지방간이라도 술을 너무 마셔 생긴 경우에는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금주와 함께 규칙적이고 영양의 균형이 잡힌 식사, 가벼운 운동이 필요하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지방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알코올성 지방간 치료를 위한 운동으로는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야산 오르기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게 좋다. 최대운동능력의 40% 강도로 시작하되, 운동시간은 20∼40분 정도가 적당하다. 지방간의 정도에 따라 주당 3∼4일씩 3∼6개월 정도의 치료기간이 걸린다. 단, 운동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므로 피로할 때 하거나 격한 운동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지쳐 있는 간에 격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간의 해독, 대사기능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비만이 원인인 지방간의 치료법도 비슷하다. 체지방, 특히 내장의 지방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운동에 더 신경을 쓰는 게 좋은데, 1시간 이상해야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식사의 양을 줄이고 고지방식을 삼가는 등 식사에 신경을 쓰면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도 함께 개선시킬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도 식이요법, 약물이나 인슐린 주사 등의 방법을 이용해 당뇨병을 잘 관리하면 간에 있는 지방의 양을 줄일 수 있다.

간기능 회복하려면 저지방식·균형식을 하라
지방간의 식이요법에서는 간이 재생되고 간에서 지방이 빠져 나올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밖에서 외식을 하더라도 먹으면 배는 부르지만 단백질, 야채 등이 부족한 라면, 햄버거보다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된장찌개, 야채를 충분히 곁들인 스테이크 등이 훨씬 영양의 균형을 생각하는 식사이다.

열량이 높은 고지방식 섭취도 줄여야 한다. 간장에 축적된 지방을 제거하기 위해 지방, 당질 등으로 섭취하는 총열량을 제한하는 것이다. 에너지 부족상태가 되면 이를 보충하기 위해 간장내의 지방이 분해 이용되는 효과가 있다.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약간 덜 먹는 식으로 차츰 줄여 나가는 것이 좋다. 1일 지방섭취량이 60g 정도면 지방간을 악화시키지는 않는다. 지방을 섭취할 때는 동물성 기름은 체지방이 되기 쉬우므로 되도록 줄이고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게 좋다. 당질 역시 에너지 섭취량을 늘리므로 과다하면 좋지 않다. 단맛이 나는 식품에는 체지방이 되기 쉬운 서당, 과당이 많으므로 되도록 삼간다.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 역시 잊어서는 안 된다.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하고 지방을 간장에서 혈액으로 내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최저필요량은 체중 1kg당 1.2g으로 성인의 경우  60∼80g을 섭취하면 된다. 피로회복을 돕고 간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과 미네랄도 많이 필요하다. 간장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한다. 따라서 풍부한 신선한 과일과 야채는 충분히 먹는 게 좋다.

카테킨(차의 떫은 성분, 타닌의 일종)이 들어 있는 차잎은 지방간을 예방해준다. 음주시에 안주(육류 등)에 찻가루를 뿌려서 먹거나, 음주 후 녹차 한 잔을 마시면 간장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어느 정도 줄여준다. 지방간의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과음을 삼가해야 한다. 알코올은 간장 내에서 지방으로 합성되기 쉽기 때문이다. 필요 이상의 열량을 섭취하게 되는 과식하는 것도 지방간을 위험요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밤참이나 불규칙한 식사도 간에 부담을 주고 지방간을 만드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람의 몸은 낮에는 활동을 하고 밤에는 휴식을 하는 일정한 리듬이 있으므로 밤참을 먹으면 휴식을 하려던 간이 무리하게 움직이게 된다. 또 밤에는 영양소를 축적하도록 대사가 이루어지므로 남는 칼로리를 섭취하면 지방으로 축적되기 마련이다. 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사시간을 가능한 규칙적으로 하고, 아침과 점심, 저녁식사의 양을 비슷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간에 좋은 음식
재첩|간의 해독을 돕는다
필수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과 메티오닌 성분이 풍부하다. 타우린이나 아미노산은 답즙산과 결합되어 해독 작용을 하기 때문에 간장의 기능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북어|간에 좋은 메티오닌이 풍부하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메티오닌이 풍부해 간의 피로를 풀어주고 간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북어국을 끓여도 좋고 돌나물같이 간에 좋은 녹색채소와 무치면 더 좋다.
콩나물|피로해진 간을 회복시킨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피로해진 간의 피로를 풀어주고 간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녹즙|간 기능을 개선시켜 준다
시금치, 셀러리, 신선초, 토마토 등의 녹황색 채소에는 손상된 간세포의 회복에 좋은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간의 회복을 빠르게 해준다.
구기자|지방간에 효과 있다
간세포 내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억제하고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구기자와 함께 당귀, 숙지황을 배합해서 달여 마시면 좋다.
결명자차|간기능을 정상화시킨다
간과 혈액 등에 있는 지방의 분해를 도와 지방간,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간이 좋지 않아 생기는 시력감퇴, 백내장, 녹내장 같은 눈병도 예방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