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 주석이 34년 전인 지난 1974년 8월 당시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에게 비밀정상회동을 제안했다는 사실이 미 외교문서를 통해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정부가 ‘1급 비밀(Top Secret)’로 분류했다가 해제, 최근 공개한 외교문서인 포드 대통령과 루마니아 차우세스쿠 대통령의 특사였던 바실 푼간 고문의 대화록에 따르면 김 주석은 루마니아를 통해 미국에 비밀정상회동을 제안했다.
지난 1989년 동유럽 공산주의 몰락때 공개처형된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세스쿠 대통령은 생전에 김 주석과 호형호제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김 주석의 비밀정상회동 제안은 상당 정도 진심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1970년대 중반이면 북한내에서 김 주석의 정치적 기반이 어느 때보다 공고한 때였고, 미국이 월남전에서 한참 고전할 때로 얼핏 보기에 국내외적으로 김 주석으로선 크게 아쉬울 게 없었던 시점이다.
미국 정부가 ‘1급 비밀(Top Secret)’로 분류했다가 해제, 최근 공개한 외교문서인 포드 대통령과 루마니아 차우세스쿠 대통령의 특사였던 바실 푼간 고문의 대화록에 따르면 김 주석은 루마니아를 통해 미국에 비밀정상회동을 제안했다.
지난 1989년 동유럽 공산주의 몰락때 공개처형된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세스쿠 대통령은 생전에 김 주석과 호형호제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김 주석의 비밀정상회동 제안은 상당 정도 진심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1970년대 중반이면 북한내에서 김 주석의 정치적 기반이 어느 때보다 공고한 때였고, 미국이 월남전에서 한참 고전할 때로 얼핏 보기에 국내외적으로 김 주석으로선 크게 아쉬울 게 없었던 시점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이 먼저 비밀정상회동을 제안했다는 게 눈길을 끈다.
김 주석이 미국에 비밀정상회동을 제안한 시점이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 직후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박정희 정권은 저격 사건 이후 북한과의 관계를 끊고 북한과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한국 정부의 보복에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통미봉남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미관계를 개선함으로써 미국을 통해 한국의 반발을 무마함으로써 한반도에서 더이상 긴장상태가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치고 빠지기 전략’일 수 있다는 것.
더욱이 북한이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의 배후라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테러지원국’으로서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고 볼 수도 있다.
좀 더 적극적인 차원에서 미국과의 과감한 관계개선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접근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는 미국과 중국이 핑퐁외교를 통해 관계정상화를 이룬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미중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지켜보면서 북한 김일성 주석도 자극을 받아 ‘어제의 적’이라는 적대관계를 뛰어넘어 실리적으로 접근하는 ‘광폭외교’를 염두에 뒀을 법도 하다.
특히 당시 북한은 제3세계 국가들이 주축이 된 비동맹그룹에서 나름대로 외교적 지위를 다져나가던 시점이었다.
이번에 공개된 비밀문서만으로는 북한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무슨 연유에서 시작됐는 지 알 수 없지만 당시 전격적이고 비밀스러웠던 북미 정상회동은 성사되지 않았고 아직까지 ‘가야할 길’로 남아 있다.
포드 대통령은 북한의 비밀회동 제의를 거부하지는 않았지만 신중하게 접근했던 것으로 미뤄 짐작된다.
당시 포드 대통령은 푼간 루마니아 대통령 고문으로부터 북한의 비밀정상회동 제안을 받고 “그런 접촉에 앞서 선행돼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며 “우리는 확고한 양해가 이뤄지지 않으면 끼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듬해 6월 백악관에서 이뤄진 포드 대통령과 차우세스쿠 대통령간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문제가 언급됐다는 점에서 물밑에선 상당 정도 북미간 비밀정상회동이 추진됐을 가능성은 충분히 감지된다.
어쨌든 반미노선을 자신의 권력기반의 핵심적 요소로 삼아왔던 김 주석이 일찍이 1970년대 중반에 ‘원쑤’로 몰아세웠던 미국 정부에 대해 돌연 비밀회동을 제안한 것은 그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입력 : 2008.12.2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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