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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충남 태안군 원북면에 있는 LG 태양광발전소. 태양빛을 전기로 바꾸는 검푸른 색의 집광판이 부지를 뒤덮고 있었다. LG그룹 계열사인 LG솔라에너지가 1100억원을 들여 30만㎡ 땅에 세운 이 발전소는 올 6월 가동을 시작했다. 이곳은 하루 평균 4시간 정도 발전 가동을 한다. 원래 폐(廢)염전에서 군내 전체 2만 가구 중 40%인 80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로 탈바꿈한 것이다. 박명석 LG솔라에너지 대표는 "태양전지 모듈 7만7000여개가 설치돼 연간 1만9000MWh의 전기를 생산한다"며 "여기서 만든 전기를 한국전력에 팔면 연간 13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IT와 접목해 성장 동력화
국내 기업들이 태양광 발전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무한한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데다 우리나라가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반도체·LCD 제조공정과 유사하고 IT(정보기술)와 잘 접목하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손색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 ▲ 충남 태안 LG 태양광발전소에 태양광을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태양전지 모듈이 설치돼 있다. 태양전지 모듈은 가로 15.6㎝, 세로 15.6㎝ 크기인 태양전지 60개를 붙여놓은 것이다. 태안=전재홍 기자 jhjun@chosun.com
태양광 발전은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으로 웨이퍼를 만든 다음, 태양전지와 모듈 생산, 이를 설치해 발전소를 운영하는 단계 등으로 이루어진다.
LG와 현대중공업은 태양광 발전의 모든 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LG의 경우 LG화학(폴리실리콘)·실트론(웨이퍼)·LG전자(태양전지와 모듈) 등이 모두 참여한다.
현대중공업은 올 5월 충북 음성에 태양전지 생산공장을 준공하면서 태양광 발전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에는 폴리실리콘 생산 법인을 KCC와 공동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추적식 태양광 발전소 가동 중
태양광 발전소 건설도 붐이다. 동양건설산업은 전남 신안군 내 67만㎡ 부지에 약 2000억원을 들여 발전용량 24메가와트(㎿) 규모의 '신안 동양태양광발전소'를 지난달 준공했다. 태양전지판이 태양을 따라 움직이는 '추적식'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 태양광 발전소는 연간 3만5000MWh가 넘는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품질 측면에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분야가 나오고 있다. 동양제철화학은 고부가가치 업종인 폴리실리콘 양산에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작년 11월 전북 군산에 연산 5000t 규모의 생산공장을 준공했고, 세계 100여개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중 7개 업체만 확보하고 있는 규소 순도 99.9999999%를 유지할 만큼 우수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묻지마 투자'보다 전략적 접근해야 승산
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은 시설 설치 용량 기준으로 2003년 2035MW에서 5년 만인 작년 말에는 8864MW로 4.4배나 늘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태양 전지 생산량도 1995년 이후 매년 평균 30% 이상씩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300억달러로 추정되는 태양광 관련 산업의 시장 규모가 2012년에는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은 정부의 전폭 지원 등에 힘입어 태양전지 분야에서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28%를 차지, 일본(21%)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김동환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태양광사업은 수년 내 반도체사업보다 더 큰 시장으로 클 게 확실시된다"며 "내수 시장에 기반한 차세대 주력 수출 산업으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업체 난립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조용권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진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특화된 분야로 전략적 접근을 하지 않고 '묻지마 투자'를 한다면 실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