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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기암이면 적극 항암치료" 76%

화이트보스 2009. 1. 21. 15:49

내가 말기암이면 적극 항암치료" 76%

[암 극복할 수 있다] 자문교수 62명 설문

유발 원인으론 흡연·과음·짠 음식 등 꼽아… 잘못된 상식으론 '칼대면 퍼진다' '불치병'










• 암 권위자 63% "현대의학으로 정복된다"




암 권위자인 자문교수 6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는 극복과 희망으로 압축할 수 있다. 암 환자나 가족들은 암 진단을 사형선고로 여기고 좌절하지만,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암과 싸우는 자문교수들은 “암은 극복할 대상이지 불치병이 아니다”고 역설한다. 특히 생활습관 개선과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암 발병의 절반은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암 권위교수 가족에 의외로 암 환자 많아

자문교수들이 말기 암에 걸렸다면 어떤 자세를 취할까. 이는 암 환자들의 마음가짐과 치료에도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다. ‘만일 수술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암 판정을 받는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자문교수 대부분(47명ㆍ75.8%)이 ‘적극적으로 항암치료를 받겠다’고 답했다.

‘치료를 포기하고 여행 등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생을 마감하겠다’는 답변은 11명(17.8%), ‘가능한 대외활동을 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응답은 2명, 민간요법에 의존하겠다는 경우는 1명에 그쳤다.

‘암을 극복할 수 있는가’라는 명제에 대해선 39명(61.9%)이 ‘정복할 수 있다’고 답했으나 ‘10년 이내 정복’이라고 답한 교수는 단 1명에 그쳐 의지적 낙관론과 현실적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외과 계열 교수들이 암 정복에 긍정적인 반면 내과 교수들은 부정적인 쪽이었다는 사실이다.

외과 교수 36명 중 22명이 “암은 정복된다”고 응답했고 내과 교수는 24명 중 12명만이 이에 동의했다. 이는 항암제를 통한 치밀한 치료에 주력하는 내과 의사들이 수술대에서 암을 도려내는 외과 의사보다 암에 신중하게 접근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문교수들의 가족에 의외로 암 환자들이 많다는 사실도 특기할 만 했다. ‘본인이나 배우자, 자녀, 본인과 배우자의 부모 중 암이 발병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32명(51.6%)이 ‘그렇다’고 답했고 ‘가족 중 암 환자가 없다’는 경우는 29명(46.7%)이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암 환자가 있는 가정이 넷 중 하나로 추정되는 것과 비교해볼 때 암 전문가들의 가족에 암 환자가 있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암 전문 교수들이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가족에게 알게 모르게 전달하고 실제 검진을 자주 받도록 하면서 암 발병을 더 많이 발견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암 환자에게 발병을 알릴 때 대부분 고통스럽지만 직접 대면해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9명(95.2%)이 “직접 말한다”고 답했고 1명은 전화로 알린다고 했다. 환자에게 충격을 덜 주기 위해 가족에게 설명하는 우회적 방식을 택하는 경우는 2명이었다.

흡연이 최고의 암 유발 원인

암 유발 원인으로는 흡연이 가장 많이 꼽혔다. 주관식 질문에 자문교수 전부가 유력한 암 원인으로 흡연을 지적했으며 과음, 자극적인 음식,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도 많이 지목했다.

유근영 국립암센터 원장은 “한국 남성의 암은 대부분 흡연, 짠 음식, 만성 감염, 운동부족에서 기인한다”고 말했고 방영주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흡연, 식생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암의 원흉으로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예방의학교실 안윤옥 교수는 “잘못된 생활습관만 바로 잡아도 70%의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이런 견해는 암을 극복하는 전장이 병원이 아닌 일상생활이라는 것이었다.

여성 암의 경우도 흡연이나 자극적인 음식이 많이 지적됐으며 스트레스, 공해(전호경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나 인유두종 바이러스, 저출산(박재갑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등도 주요하게 꼽혔다. 안세현 서울아산병원 외과 교수는 “서구화되는 생활패턴, 빠른 초경, 저출산, 비만, 비위생적인 성생활이 한국 여성의 암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암과 관련해 잘못된 ‘상식’은 무엇일까. ‘칼을 대면 암이 오히려 퍼진다’는 말이 외과 분야의 잘못된 속설이라는 답이 많았다. 안세현 서울아산병원 외과 교수, 노동영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김창민 국립암센터 교수 등이 이같이 답했다.

‘암은 불치병’이라는 인식에 답답해하는 답변(20명)이 많았고 ‘진단법에 대한 불필요한 환상’(박병우 신촌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모든 암은 똑같다는 생각’(홍성준 신촌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등도 의사들이 가슴을 치는 그릇된 상식이었다.

3명 중 2명이 정기적으로 운동

암 전문가들의 생활습관은 어떨까.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운동을 전혀 못한다는 응답이 16명(25.9%)이나 됐으며 조금이라도 정기적인 운동을 하는 경우는 46명(74.1%)이었다. 운동은 주로 골프, 테니스, 등산, 달리기였으며 외과 의사들은 헬스와 같은 근력운동을 병행한다고 답했다.

자문교수들의 흡연율은 성인 남성의 40%대에 크게 못 미치는 19.4%(12명ㆍ하루 한 갑 이상은 4명)로 흡연에 경각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에 있어선 담배보다 관대한 편이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신다’는 답변은 34명(54.9%)이었고 ‘전혀 음주를 하지 않는다’는 경우는 7명(11.3%)에 그쳤다.

평균적인 하루 진료 외래환자는 내과계열 교수(23명)의 경우 60명 수준이었다. 외래환자가 50~59명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7명(30.4%)으로 가장 많았고 70~79명이 5명(21.7%), 40명 이하가 1명(4.3%)이었다. 외과 교수(36명)들의 하루 평균 수술 건수는 3, 4명 정도였다. 2, 3명의 환자를 수술한다고 답한 교수는 18명(50%), 4~5명이 11명(30.6%), 6~7명이 4명(11.1%)이었다.

공동기획: 한국일보 국립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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