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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5전단 왕건艦, 2008「포술 최우수 전투함」으로 대통령상 수상
- 최고도 전비태세「전비 최우수함」ㆍ「전자전 우수함」3관왕 영예도

해군 5전단 소속 구축함 왕건함(DDH-Ⅱ, 4400톤)이 2008년 해군「포술 최우수 전투함(TOP GUN艦)」에 선발되어 대통령상을 수상하게 되는 영예를 안았다.「포술 최우수 전투함」이란 해군함정 중 최고의 함포 사격 능력을 갖춘 함정으로서 지난 1년간 해군의 모든 전투함정을 대상으로 대공ㆍ대함(對空ㆍ 對艦) 평가 사격을 통해 최고의 점수를 획득한 함정에게 수여되는 상이며, 일명 ‘바다의 탑건(TOP GUN)’이라고도 불린다.
지난 2006년 취역하여 2007년 실전배치된 최신함정인 왕건함은 전력화를 마친 첫해에 바로「포술 최우수 전투함」에 선정되어 그 의미를 더하게 되었다.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해상사격은 해군의 훈련 중에서도 백미(白眉)로 인식되고 있다. 완벽한 조함능력, 정확한 표적정보 계산, 승조원들의 팀워크, 지휘관의 신속한 결심 등 함정 전투력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완벽하게 조화되어야만 표적을 명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해군의「포술 최우수 전투함」선발은 지난 1988년부터 시작되었으며 2005년부터 대통령상으로 포상 훈격이 상향되었다.「포술 최우수 전투함」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왕건함 함장 정관석 대령 (해사 38기)은 “이번 포술 최우수 전투함 선정은 승조원들이 각자 맡은 분야에서 최고의 전사가 되기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과” 라며 “앞으로도 최고수준의 전비태세를 유지하여 적이 감히 넘볼 수 없는 필승해군의 전통을 이어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왕건함은「포술 최우수 전투함」뿐만 아니라 작전사령부에서 매년 선발하는「전투준비 최우수함」,「전자전 우수함」에도 함께 선정되어 전비태세 분야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해군에서는「포술 최우수 전투함」과「전투준비 최우수함」수상함에 대해서는 함교 좌우 현측에 포상기호인 ‘포’자와 ‘수’자를 1년간 부착케 하여 승조원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다른 함정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하게 된다.
- 쓸 기회는 계속된다: 함포
위 기사는 해군이 제공한 왕건함의 ‘탑건’선발에 관한 해군 제공 보도자료다. 쉽게 말해 포를 잘 쐈다는 이야기인데, 일부에서는 ‘현대 해전에서 어차피 함포 쓸 일도 없을텐데 저런 것 해 봐야 무슨 소용이냐’라는 비아냥도 들린다. 특히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해군에는 미사일을 장착한 배도 많지 않은데다 예산도 부족해 미사일 쏠 일이 없어 ‘미사일은 못쏘고 포만 죽어라고 쏘다보니 포술만 늘었다’는 자조적인 이야기도 있던 만큼, 포술이 뛰어나다는 발표를 보고 그저 좋다고만 하기 힘든 분도 꽤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대전에서도 함포를 쓸 일은 드물지 않으며 오히려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사실 2차 대전이 끝난 후 해전의 주역은 함포로부터 완전히 미사일로 옮겨온 것이 맞다. 2차 대전 이후 벌어진 유일한 국가대 국가의 전면적 해상결전이라 할 포클랜드 전쟁에서 아르헨티나 해군함정과 아르헨티나 해군함정은 단 한발의 함포탄도 서로 쏘지 않았다. 물론 여기서는 함대함 전투라는 것 자체가 아예 벌어지지 않았으니 ‘해상결전’이기는 할지 몰라도 ‘함대결전’은 결코 아니다- 아르헨티나 해군의 대표적인 수상함 손실인 헤네랄 벨그라노 순양함의 격침은 영국 잠수함에 의한 것이고, 영국 해군의 수상함 손실도 쉬페르 에탕다르 공격기가 쏜 엑조세 미사일이나 A-4 스카이호크 공격기에서 떨어트린 폭탄에 의한 것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설령 함대함 교전이 벌어질 기회가 있었다 해도 결국 양측이 함포 사격을 나눌 기회가 있기는 했을까? 아마도 배와 배 사이의 대함미사일 사격으로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포클랜드전에서 영국 해군은 함포를 사용했다. 그것도 아주 제대로 말이다. 바로 섬에 주둔한 아르헨티나군및 시설에 대한 함포사격이었다. 물론 이것이 전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니지만 아르헨티나군이 입은 타격은 무시할 수준은 아니었다. 이 사실만으로도 현대 해전에서 함포가 할 일은 없지만 배에는 함포가 필요한, 어찌 보면 모순된 상황을 잘 대변해준다.
사실 해전이 미사일 중심으로 옮겨가도 전투함의 함포는 할 일이 적지 않다. 해군 함정이 할 일이 본격적인 해전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해군 함정은 종종 멀리 떨어진 적국이나 적대세력의 지상 거점을 공격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되기도 하며, 이럴 경우 선택할 무장으로 함포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물론 적의 능력이 만만치 않다면 함포가 아니라 순항미사일등의 무장을 사용할지도 모르지만, 적의 수준이 높지 않다면(예를 들어 포클랜드전 당시의 아르헨티나 수비대 같은) 함포는 매우 경제적인 대안이 된다.
게다가 최근 늘어나는 해적, 혹은 테러 용의선박에 대한 대처는 함포가 아니면 무엇으로 해야 할까? 거리가 가까우면 기관총이나 기관포등을 사용해야겠지만 수 킬로미터 떨어진 해적선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면 함포가 가장 먼저 고려될 수단이다. 물론 해적선 상대로 대함미사일을 쏘지 말라는 법도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씨 스패로우나 스탠다드같은 함대공 미사일을 쓸수도 있다. 사실 함대공 미사일은 소형 선박에 대해서는 아주 좋은 대함 공격수단이 될수도 있다는(구축함의 지휘체계를 마비시킨 -비록 구식 구축함이기는 하지만- 사례도 있지 않은가?) 점을 감안하면 현실성은 있다.
…하지만, 해적선 상대로 그 비싼 -최소한 몇억- 미사일을 날린다는 것은 ‘비용대 효과’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여지가 많다. 물론 그것밖에 대안이 없는, 혹은 다른 수단에 비해 압도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이라면 충분히 미사일을 쏠 수도 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76mm나 5인치 정도의 함포라면 그야말로 ‘RPG와 AK로 무장한 어선’수준인 해적선이나 테러용의 선박(혹은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의 공작선)을 상대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지 않을까? 아니, 문제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그 정도도 좀 지나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 것이다.
꼭 적을 파괴하지 않더라도 함포의 가치는 무시할 수 없다. 함포로는 경고사격이라는 개념이 가능하지만 미사일로는 불가능하다. 경고사격에 쓸 포탄이 아깝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실 해적 소탕이나 대테러전은 파괴와 살상이 주목적은 아니다. 가장 좋은 것은 상대를 생포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설령 포탄 한발쯤 경고사격용으로 날려먹어도 목적은 달성했으니 아까워 할 것은 아니다.
이처럼 현대의 해군에서 함포는 해전의 주역도 아닌 주제에 중요성은 계속 남아있는, 매우 특이한 존재이다. 그런데 눈치 빠른 분이라면 금방 눈치채셨겠지만, 현대 함포에서는 명중률이 매우 중요하다. 해적선 소탕같은 상황이라면 위협사격의 경우는 몰라도 직접 해적선을 명중시켜야 하는 경우라면 의외로 높은 명중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사실 해적선을 함포로 공격해야 할 경우는 거의가 해적선이 ‘사냥’, 즉 해적질을 할 때이다. 혼자서 다니는 배라면 고속단정이나 헬기등에 탄 특수부대원이나 검문 요원이 탑승해 해적선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하니 함포로 공격할 일은 거의 없다. 함포로 쏴야 할 경우라면 상대방 선박이 해적선임이 분명한데다 쏘지 않으면 다른 배가 피해를 입는 상황일텐데, 그렇다면 해적선 바로 주변에 ‘애꿎은 배’가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 당연히 ‘애꿎은 배’에 포탄이 맞으면 안될텐데,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잘 쏘면 된다. 물론 잘 쏴도 처음부터 목표를 착각해버리면 말짱 도루묵이겠지만(인도 해군이 애꿎은 어선 하나를 이러다가 잡았지…?), 목표는 제대로 파악했는데 포격 실력이 엉망이라 애꿎은 배를 맞춰버렸다면 이거야말로 망신살 뻗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아무리 미사일 시대인 21세기라지만 포격능력을 키워 잘 쏘는 편이 압도적으로 나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해적선 소탕이나 대테러전등의 저강도 분쟁에 대비한 해군 함정 파병이라면 충무공 이순신급이 활약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고(이번 소말리아 해적 소탕에서도 그랬듯), 이순신급인 왕건함이 포술 최우수함으로 선정된 것도 그런 면에서 보자면 앞으로 있을 가능성 높은 임무를 위해 대비를 잘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순신급도 레이더및 컴퓨터와 연동된 첨단 사통 시스템으로 함포가 통제되므로 얼핏 생각하면 사람이 노력해서 뭐가 잘 나오고 말고 할 것도 없어보인다. 그러나 이론과 실제는 다른 법. 설령 첨단 컴퓨터 통제 시스템이라 해도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에 따라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법이다. 물론 예전과 달리 조작요원의 숙련도에 의한 오차는 많이 줄겠지만, 오차 그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21세기라도 ‘포술 최우수함’선정과 같은 인센티브 부여가 시대착오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 함포 쓸 일은 많은데, 왜?
그러나 이 쯤에서 의문을 가지실 분도 계실 것이다. 사실 이곳 Bemil에서도 ‘왜 함포 쓸 일은 많은데 함포는 갈수록 하나씩만 달지요?’라고 의문을 제기한 분도 계셨으니 말이다. 특히 적함과의 포격전을 중요시한 대표적인 현대 전투함인 우리나라의 포항급이나 울산급은 76mm 함포와 40mm(초기형들은 30mm) 기관포를 거짓말 좀 보태서 ‘고슴도치처럼’ 붙였던 것을 감안하면 갈수록 포탑 하나로만 줄어드는 함포들의 추세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아무리 쓸 일이 많아도 결국 함포가 제대로 된 해전의 주역이 아닌 것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옛날의 군함, 특히 전함에서 함포는 말 그대로 해전의 알파요 오메가였다. 당연히 함포로 적함을 맞춰 격침시켜야 했지만, 멀게는 수십 km나 떨어져 있는 적함 -그것도 움직이는- 을 명중시켜 격침까지 시키려면 매우 많은 포탄을 짧은 시간에 발사해야 했다. 게다가 옛날에는 지금처럼 컴퓨터와 레이더로 통제되는 첨단 사통 시스템도 없었다(물론 군함의 사통장치는 어느 시대나 그 시대의 최첨단 기술이 응용되지만…). 발사속도에 대한 필요는 높았고, 결국 여러 문의 포를 설치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미사일 시대. 멀리 있는 적함을 맞추는 것은 주로 미사일이 할 고민이 되어버렸고, 함포는 쓸 일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결국 해적선을 쏜다든가 위협사격을 한다든가 하는 임무가 대부분이 되어버렸다. 아무리 그래도 어선 맞추는데 6~9문씩의 함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없을 것이다.
물론 포 자체의 발달과 그 포를 통제하는 사통 시스템의 발달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현대의 함포는 거의가 자동장전이어서 발사속도가 매우 지속적으로 유지되며, 발사속도 자체도 꽤 빠른 편이다. 우리나라가 이순신급과 세종대왕급에 사용중인 Mk.45 Mod.4 함포의 경우 발사속도가 현대 함포치고는 느린 편에 드는데도 16~20발/분의 수준이며, 광개토대왕급에 달린 오토멜라라 127mm 함포쯤 되면 45발/분이라는 속도를 자랑한다. 이탈리아의 오토브레다 76mm ‘슈퍼 래피드’모델은 숫제 120발/분이라는 어마어마한 발사속도를 자랑한다. 이런 발사속도가 현대적인 사통 시스템으로 통제되는데 상대는 ‘어선’수준이라면 굳이 함포를 여럿 달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잡아야 할 가축은 닭 뿐인데 굳이 칼 대신에 소 잡는 도끼를 쓸 필요는 없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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