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사회 , 경제

공격적 투자로 신기술 속속 발굴

화이트보스 2009. 2. 4. 10:36

공격적 투자로 신기술 속속 발굴
● 한국기업 왜 잘하나
백승재 기자 whitesj@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기업들에 불황은 역설적으로 업계 판도를 뒤바꾸는 '호기(好機)'이다. 불황기에 움츠리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 경쟁업체를 제치고 올라선 사례는 여럿이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가 불황을 이용해 세계 1등으로 도약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1980년대 말 반도체 불황기에 일본업체들이 주춤한 사이 공격적인 투자로 1992년 D램 1위에 올라섰다. LG디스플레이도 2001년 불황 당시 5세대 LCD 생산라인에 집중투자해 2002년 4분기 세계 LCD 시장에서 점유율 1위(출하수량 기준)를 차지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작년 12월 월례사에서 "비록 시황이 많이 어렵지만 미래 대비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며 "차세대 신기술과 신수종 사업을 차질없이 발굴하고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현대·기아차도 최근 연구개발(R&D) 투자를 오히려 늘리고 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투자비 비중은 5.2%로 2003년 이후 5%를 계속 웃돈다. 현대차 내부자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2011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신차는 20개에 달하며, 현재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개발작업을 진행 중인 차량만 12차종에 이른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도요타차가 사세(社勢)를 크게 확장한 비결은 1970년대 오일쇼크, 1980년대 플라자합의에 따른 엔화급락, 1990년대 2차 엔화급락 위기에서 모두 시장확대와 연구개발투자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외 기업인들도 불황을 적극적으로 역이용하라고 주문한다. 크레이그 배럿 인텔 회장은 지난 1일 미국 '뉴스위크'지(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위기를 맞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회사가 많지만 이는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역사상 최대 감원(5000명)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도 미래에 대한 투자는 그대로 집행할 계획이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편지에서 "비용 감축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장기적인 IT(정보기술) 트렌드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맥그로힐 연구소도 1980년대 불황기에 공격적으로 광고비용을 집행한 기업은 광고를 지속하지 않은 기업보다 경기 회복 후 매출이 256% 더 많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