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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代이상 MB지지로 결집, 20·30代의 2배 지지 정치지형, 세대간 대결로 U

화이트보스 2009. 2. 14. 21:27

50代이상 MB지지로 결집, 20·30代의 2배 지지 정치지형, 세대간 대결로 U턴
고연령층, 경제위기 불안 커
홍영림 기자 ylhong@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경제 위기에 불안감을 느낀 50대 이상 연령층이 이명박 대통령 지지로 결집하면서 우리나라 정치 지형이 다시 세대 간 대결 구도로 복귀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중반에 올라섰다. 지난 12일 '리서치 앤 리서치(R&R)'가 발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긍정 평가는 36.7%였다. 앞서 TNS코리아 조사(1월 23일)와 리서치플러스 조사(1월 31일)에서는 지지율이 각각 34.1%, 34.8%였고, 지난 1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조사에서는 38.1%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자료에 따르면 사상 유례없는 불황의 터널과 용산 철거민 참사 사고 등 악재(惡材) 속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을 상승시킨 1등 공신은 50대 이상 연령층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R&R 조사에서 20대 26.0%, 30대 27.5%, 40대 34.5%, 50대 이상 50.8%이었다. 리서치플러스 조사에서도 25% 안팎인 20·30대와 52%인 50대 이상의 차이는 두 배에 달했다. 이 대통령의 전체 지지율이 최근과 비슷했던 지난해 3월 말 갤럽 조사 때 20대(40.6%)와 50대 이상(44.1%)이 비슷했고, 지지율이 최저였던 지난해 6월에는 50대 이상에서도 20%대를 기록하면서 세대 간 차이는 크지 않았던 것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2002년 대선에서 불붙었던 세대 대결이 2007년 대선에서는 5060세대와 디지털 신세대의 결합으로 현 정부를 탄생시키면서 희박해졌다"며 "촛불시위 때에도 모든 세대에서 정부에 실망감을 보이면서 세대 간 차이는 뚜렷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른 연령층의 지지율은 높은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고연령 세대의 다수가 대통령 지지층으로 복귀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 위기'와 '보수의 결집'을 이유로 꼽았다.

서강대 이현우 교수는 "일종의 '랠리 어라운드 더 플래그'(rally around the flag : 외부로부터 위기가 발생하면 대통령에게 지지가 쏠리는 현상) 효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작년 하반기 미국발 세계금융위기 이후 올해 마이너스 성장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통령 흔들기가 경제회복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위기의식이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작용한 것이란 설명이다. "고연령층에선 저소득·저학력층이 많기 때문에 경제위기에 더 민감하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지난 연말부터 국회에서 벌어진 이른바 'MB악법' 논쟁이 보수성향이 강한 고연령층을 자극했다"며 "용산사고 이후 '제2의 촛불집회'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이들의 결집을 이끌어 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강한 보수인 5060세대는 원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핵심 지지층"이라며 "대통령을 외면하던 '친박'에서도 지지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고연령층의 결집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계속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현우 교수는 "최근 대통령 지지율의 상승은 '일을 잘하기 때문에 보내는 지지'가 아니라 '일을 잘하게 하기 위해서 보내는 지지'"라며 "경기회복 등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반짝 상승에 그칠 수 있다"고 했다. 한국갤럽 허진재 부장은 "정부에 대한 지지가 저연령층과 중도층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세대 및 이념 대결이 지속될 경우엔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