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키 소씨는 오랫동안 해오던 비정규직에서 해고된 뒤 노숙자들을 위한 텐트촌에서 새해를 맞이했고 프리랜서 작가인 사쿠마 마유미씨는 가스 온수기 수리비를 절약하기 위해 지난 1주일을 온수 없이 버텼으며 중고기계 중개상인 오누마 이사오씨는 직원들에게 경비를 1인당 하루 1천엔씩 줄이라고 지시했다.
일본이라고 해서 전세계에 불어닥친 경기침체를 비켜갈 수 없으며 일본인들은 1970년 오일 쇼크 이래 최악이라는 경제상황에 점차 적응해 가는 방법을 익히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5일 소개했다.
일본 스미타 유리의 스미타 도시아키 사장은 “이번 위기의 충격은 원자폭탄 3~4개가 터진 것과 같다”며 “월 수입이 절반으로 줄었고 올초에는 유리를 녹이는 용광로가 꺼졌다”고 최근의 힘들어진 상황을 설명했다.
국제 금융위기 초기만 해도 일본은 그 충격에서 비켜나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은행 시스템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실물 경제는 세계경제 침체의 충격에 취약하다는 점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 파산 결정은 일본에 2가지 측면에서 충격을 줬다.
외국자금의 유출로 지방은행의 자본기반이 약화해 대출을 꺼리게 만들었고 일본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와 전자제품의 수요가 세계적으로 급감하면서 이들 업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 위기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소비자들의 지갑마저 닫혀 버리면서 국내 소비도 감소했다.
일본의 소외계층에게 경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오랫동안 경비원이나 노동자로 일했던 아오키 소는 회사 사정이 나빠지면서 그나마 그런 일자리도 잃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일자리를 찾지 못한 그는 24시간 운영하는 PC방을 전전하다 돈이 떨어지자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해준 실직자 캠프에서 연말연시를 보냈다.
물론 일본 전체가 암울한 것은 아니다. 일본은 부(富)와 기술을 갖고 있으며 스미타 유리만 하더라도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고 신입사원 채용도 고려중이다.
그러나 과거 경기 침체속에서도 좋은 실적을 냈던 상당수 업체들이 지금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생산 라인이 속속 중단되면서 중고 장비 업체인 ’오누마 기계’는 재고품이 쌓이고 있다.
사장인 오누마씨는 “호황기의 절반 가격에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경비 절감을 위해 전기를 아끼고 유료 도로로 다니지 말라는 특단의 지시를 내렸다.
그는 “1990년과 2000년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 힘들다. 이렇게 힘든 상황은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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