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억이상 환자 6명 몽골 부호 치료비 4억 써
평균 진료비, 내국인 4배
지난해 2월 삼성서울병원 국제진료소는 몽골에서 걸려온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몽골의 부호이자 거물 정치인이 뇌에 농양(고름)이 생겨 생명이 위급한데 치료할 수 있겠느냐는 문의였다.병원측이 환자를 보내라고 하자 이 70대 남자 환자는 바로 환자 이송용 전세기인 에어 앰뷸런스(air ambulance)를 타고 한국에 도착했다. 응급 의료장비를 탑재하고, 전문 의료진이 동승하는 에어 앰뷸런스는 한 번 띄우는 데 약 2000만원이 든다.
이 몽골 환자는 하루 병실료가 70만원인 19층 특실에서 8개월간 입원해 있으면서, 뇌 여러 곳에 생긴 농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수차례받았다. 중환자실 치료도 받고, 고가(高價)의 항생제 투여를 받았다. 환자는 결국 사망하고 말았으나 가족이 낸 진료비는 4억2000만원에 달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간(肝)에서 담즙을 배출하는 담관에 암이 생긴 주한 외국인 환자의 치료 비용으로 15억원을 청구했다. 외국인에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각종 수술 처치와 항암제 비용 등이 액면 그대로 나온 치료비였다. 지난해 미숙아로 태어나 신생아 중환자실에 1년 가까이 입원했던 주한 미군 가족의 아이 치료비는 4억여원이 나오기도 했다.
세브란스병원 인요한 국제진료센터 소장은 "전문 코디네이터 비용 등이 있으니까 외국인 진료비는 내국인 진료비보다 적게는 1.5배, 많게는 3배가량 높게 나온다"며 "그래도 미국 등 선진국보다는 저렴하니까 외국인 환자들이 우리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국내 5대 대형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 6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억원 이상 고액 진료비를 낸 환자만 6명이었다. 외국인 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1180만원으로, 내국인 입원환자 평균 진료비 약 300만원(2006년 자료)의 4배 수준이었다.
다만 외국인 환자 유치에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의료분쟁 해결 방안이었다. 외국인 환자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복지부는 외국인 환자에 대한 의료분쟁이 생기면 직접 조사해 조정·중재할 수 있는 사무국을 오는 5월 설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