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북한의 김정일이 사망한다. 김정일의 뒤를 이은 지도자는 오랜 숙원이었던 핵무기 개발을 위해 원자로를 재가동한다. 북한이 비밀리에 우라늄을 농축하던 발전소가 적발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다. 난민으로 위장한 북한군 수천 명이 군사분계선(DMZ)을 넘어 남침을 시작한다.’
실제 상황이 아니라, 미 육군대학이 비상사태에 대비해 실시하는 가상의 전쟁게임 시나리오 중 일부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9일 인터넷판을 통해 “2018년부터 2025년 사이의 국제정세를 감안해 미 육군대학이 상정한 가상 시나리오 중에는 북한의 남침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전쟁게임 시나리오 중에는 북한의 남침뿐 아니라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미국 국경도시 엘파소 지역을 점령하는 사태 미국 주변 해상에 핵물질이 떠있는 사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 인종분규를 끝내기 위해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접경지대에 출동하는 사태 등이 포함돼 있다.
북한의 남침 시나리오는 청팀(미국 측)과 적팀(북한 측)으로 나눠 진행되며, 북한군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일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을 고려해 청팀이 일단 공중폭격을 단행하지만 최종 결론은 미해결인 상태로 끝나게 돼 있다. 미 육군 대변인 하비 페릿은 “북한의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외교적, 인도주의적 해결책이나 다른 우방의 개입과 같은 해결책까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육군대학이 이러한 전쟁게임을 하는 주된 목적은 향후 발생 가능한 각종 위기사태에 대해 미리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전쟁게임 입안자인 제이 넬슨(Nelson)은 “장차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 지위를 잃어버리게 되면서 여러 가지 위협에 동시다발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전쟁게임을 실시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정당성에 도전하는 상황을 가정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전쟁게임에는 미 국무부와 정보기관뿐 아니라 호주, 독일, 영국 등 주요 우방의 장교들도 참여한다고 타임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