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에도 잘 포착 안 돼 "핵폭탄 싣고 와도 모를 판"
콜롬비아 마약 조직들의 마약 운반용 잠수정 건조 기술이 첨단화하면서,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미 온라인 군사 전문지 스트래티지 페이지가 8일 보도했다.미 해군은 콜롬비아의 밀림 속에서 매년 약 75척의 잠수정이 은밀히 건조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9년 전부터 등장한 이 마약 운반용 잠수정은 완전히 잠수하는 형태가 아니라 야간에 갑판의 일부를 물 위로 드러낸 상태로 운항하는 반(半)잠수정이다.
초창기의 잠수정은 철판을 용접해 만든 투박한 원통 형태였지만, 차츰 날렵한 유선형 선체로 개량되고 제작 소재도 요트 건조에 쓰이는 FRP(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로 바뀌었다. 잠수정의 길이도 18m 이상으로 늘어났다. 레이더를 교란하는 장비와 위성항법장치(GPS) 등 첨단 전자장비도 갖췄다.
- ▲ 콜롬비아 반잠수정./미 해군
잠수정 안에는 보통 4명이 탑승하며, 코카인 등 마약 7t을 적재할 수 있다. 수면 위로 노출된 면적이 작아 육안이나 레이더로 발견하기 어렵다. 장착된 디젤엔진은 배기구에 냉각 장치가 달려 있어 열추적 야간 적외선 망원경으로도 포착되지 않는다. 콜롬비아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전체 마약의 3분의 1이 이 잠수정을 이용해 운반되는 것으로 미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코카인 7t은 미국에서 약 1억달러(1245억원)에 거래된다. 이에 비해 잠수정 한 척의 제작비는 그의 100분의 1인 100만달러에 불과하다. 마약 조직들이 잠수정 개발에 돈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마이클 브라운(Braun) 전 미국 마약단속국장은 "마약조직들이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무인 잠수정까지 개발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미국의 대(對)테러 당국은 콜롬비아 마약조직들이 이 잠수정들을 이슬람 테러단체에 수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핵폭탄을 실은 무인 잠수정들이 미국 해안으로 돌격하는 극단적인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