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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마이크로 블로그' 혁명

화이트보스 2009. 7. 1. 14:13

중국 '마이크로 블로그'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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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7.01 09:31

‘휴대전화가 퍼뜨린 혁명이 중국을 들끓게 만들고 있다.’ 휴대폰으로 문자와 사진, 동영상을 올리는 ‘마이크로 블로그’(micro blog) 이야기다. 전 세계 화교들을 독자로 홍콩에서 최근 발행된 아주주간(亞洲週刊) 7월5일자는 중국에서 마이크로 블로그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사람들이 ‘웨이보커(微博客)’라고 부르는 마이크로 블로그는 3년 전인 2006년 미국에서 개발된 트위터(twitter)가 그 효시로, 국내에서는 4개의 마이크로 블로그가 등록돼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미 미국의 트위터뿐만 아니라 판포우(飯否), QQ등의 마이크로 블로그가 널리 확산돼 중국 정부 당국이 보도하지 못하도록 한 시위현장을 미주알 고주알 전해서 혁명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17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양쯔(揚子)강변의 작은 도시 스서우(石首)시의 한 호텔에서는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출동한 경찰은 살해당한 사람의 사인을 자살이라고 단정하고 현장을 정리하려고 했다. 그러나 현장 주변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트위터와 판포우, QQ 등 마이크로 블로그를 통해 자신들이 본 현장을 중계방송하기 시작했다. 현장 주변에는 순식간에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재수사를 촉구하는 시위는 80시간 동안 계속됐다.

결국 중앙과 성(省) 단위의 상부 수사기관이 현장에 출동하고, 군까지 동원됐으며, 스서우 시 공안국을 수사에서 배제시키고 재수사 방향으로 정리됐다. 그 과정에서 경찰차와 시위 해산용 살수차가 뒤집히는 등 상황은 시민과 정부 당국이 전쟁이나 다름없는 상황을 연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때마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마이크로 블로그를 통해 현장상황을 중국의 3억 네티즌들에게 신속하게 전했다.

아주주간은 스서우 사건을 두고 “중국사회에 손오공이 등장했다”고 평했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을 켜야 블로그를 할 수 있던 시대에서 휴대전화로 블로그를 할 수 있는 마이크로 블로그의 세상이 열리면서 중국 사회는 어디서든 현장중계가 가능한 ‘손오공의 사회’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휴대전화로 블로그를 하는 마이크로 블로그는 중국사람들에게 천리를 내다보는 천리안과, 바람결에 날아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바람의 귀(順風耳)’를 갖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손오공이나 갖고 있던 천리안과 순풍이를 억 단위의 사람들이 갖게 된 중국 사회는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중국에서 정보혁명이 정치혁명으로 연결되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가. 1년에 수만 건의 크고 작은 군중시위가 발생하는 중국에서 그때마다 마이크로 블로그가 현장중계를 하는 상황을 아직도 딱딱한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과연 어떻게 대처해 나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