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이 대안이다/자주 국방

미(美) 탈레반 압박, 엉뚱한 데 불똥

화이트보스 2009. 7. 24. 16:15

미(美) 탈레반 압박, 엉뚱한 데 불똥

입력 : 2009.07.24 03:08

남부 국경선 넘어 도망 파키스탄 정부 이중고…
"다음달이 대선(大選)인데" 아프간도 민심 이탈 걱정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반군 집단인 탈레반 세력을 몰아내려는 미국의 대대적인 군사작전이 정작 미국의 역내(域內) 최대 동맹국인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Obama) 미국 대통령은 작년 대선 유세 때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선에 미군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병력을 증파해, 뉴욕 9·11 테러를 자행한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이들과 연계한 탈레반을 소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취임 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병력을 3만2000명에서 6만8000명으로 두 배 이상 늘렸다. 또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NATO 병력 3만6000명과 연합해 남부 헬만드주에서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미군의 군사작전과 탈레반의 보복 테러로 아프가니스탄의 치안이 불안해지자, 아프가니스탄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22일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카르자이(Karzai) 대통령도 18일 외신 기자회견에서 "병력을 증강하고 군사 작전을 확대하는 방식으로는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풀 수 없다"며 "탈레반과 평화 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카르자이는 민심 이탈이 다음 달 20일에 있을 대선(大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봐 전전긍긍한다. 그는 "대통령에 재선되면 탈레반 지도자인 뮬라 오마르(Omar)와 평화 협상에 나서겠다"며 미국의 입장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타임스가 보도했다.

파키스탄 정부도 미군과 NATO군의 집중 공세로 밀려난 아프가니스탄 남부의 탈레반이 인접한 파키스탄 남부 발루치스탄주(州) 국경을 넘어와 치안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반발한다. 파키스탄으로선 아프가니스탄에서 넘어오는 탈레반을 소탕하겠다고, 숙적(宿敵) 인도와 접한 동쪽 국경에 배치된 병력을 뺄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올해 초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군사·경제적 지원 약속을 받아낸 뒤 북서부 스와트 지역에서 탈레반과 대규모 교전을 벌였다. 그러나 지난달 이후부터는 더 이상의 군사 작전을 피한다.

최근 인도를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Clinton) 미 국무장관이 인도에 전투기 100대를 판매하기로 한 것도 파키스탄을 자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