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들 불만 희석하고 南사회 동경 차단 목적
북한 조선중앙TV가 29일 저녁 남한 방송사들이 내보낸 프로그램가운데 취약계층의 어려운 삶을 담은 장면만 골라 편집한 화면을 10분정도 방영하면서 “절대 다수 남조선 인민들의 삶은 처절하기 그지 없다”는 식으로 선전했다.중앙TV는 ’위기의 남조선, 비참한 민생’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에서 연합뉴스 인터넷방송을 비롯해 KBS, MBC, SBS, YTN에서 방송영한 동영상들가운데 실업난과 재개발 지역 주민의 생활, 버림받는 노인, 노숙자, 용산 참사, 의료비 문제, 교육비, 개인 부채문제, 자살문제, 연쇄살인 사건 등을 다룬 화면만 편집해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사회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켰다.
중앙TV의 내레이터는 “오늘 남조선 경제는 세계적인 원유파동,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의 동란에 휘말려 더는 지탱하지 못하고 참담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으며 심각한 경제위기로 해서 막다른 벼랑 끝으로 내몰린 절대 다수 남조선 인민들의 삶은 처절하기 그지 없다”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방송은 남한 방송사들의 프로그램가운데 인터뷰 대상자가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다”고 말한 것을 보여주기 위해 북한 방송의 금기어인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이 북한 안방에 전달되는 것을 감수하기도 했다.
북한 TV가 남한 사회의 부정적인 면만 담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남한 방송 화면을 이처럼 길게 편집해 북한 주민들에게 소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이들 화면 내용이 ’진짜’라는 선전효과를 바란 듯 남한 방송사들 이름과 프로그램 제목도 그대로 노출시켰다.
조선중앙TV의 이번 프로그램은 극심한 식량난을 비롯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이 남한 사회에 대해 가지는 동경과 ’환상’을 차단하고, “남한사회는 사람이 못살 곳”이라는 인식을 북한 주민들에게 심어 북한체제에 대한 불만을 희석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최근 북한 당국이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성공을 들어 강성대국 달성의 희망을 전파하고 있음에도 실생활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고, 어려운 형편에 ’150일 전투’에 내몰리는 상황 등에 대해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여러 대북 단체들이 북한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