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우주센터 방문..여수세계박람회 현장 시찰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를 찾았다.지난 6월11일 준공식 참석에 이어 불과 두 달여 만에 나로우주센터를 다시 방문한 것. 한국형 발사체 나로호(KSLV-1)가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자칫 의기소침할 수 있는 나로호 발사 관계자들을 격려하려는 취지였다.
군용 점퍼 차림의 이 대통령은 항공우주연구원 이주진 원장 등으로부터 한국형 발사체 나로호(KSLV-1)가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한 원인과 향후 추가 발사 계획 등을 보고받고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국 과학자들에 대한 강한 신뢰를 갖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이 대통령은 또 “늦었지만 우주산업도 앞서가는 국가들과 합류하는 나라를 만드는 게 목표이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조금도 주저함 없이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현대그룹에 근무하던 시절, 순수 국내기술에 의존한 첫번째 자동차 개발에 참여했던 경험을 언급하면서 “이번에 절반의 성공을 함으로써 (위성 발사가) 정말 어려운 일이라 체감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지금은 모두 성찰할 때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여러분도 여러분대로 성찰할 때”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우주산업은 평화적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전략적.군사적 목표가 있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인류 번영을 위한 우주 산업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진과 기술진들도 이 대통령의 격려에 감사의 뜻을 표하는 동시에 다음에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굳은 각오를 보였다.
일부 연구원들은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까지 흘렸다. 임석희 항우연 추진기관체계 선임연구원은 정동묵 시인의 ‘꼭 가야하는 길’이라는 시를 낭송하면서 울음을 참지 못했고, 몇몇 연구원도 따라서 눈물을 흘렸다.
임 연구원은 이 대통령에게 “가족의 사랑을 느끼듯 국가지도자가 우주 개발에 대한 의지를 말해주면 우리가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궤도진입 실패 원인인 ‘페어링’ 부분을 담당한 장영순 발사체구조팀장은 “발사 광경을 지켜보며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고 발사 당시 심정을 밝힌 뒤 “비정상 분리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있고 조만간 원인이 파악될 것으로 본다”고 보고했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절반의 성공이라고도 말하기 싫다”며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에는 여수시청을 방문해 강동석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장 등으로부터 여수세계박람회 준비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어 박준영 전남지사, 강봉균 국회 여수박람회지원특위 위원장, 오현섭 여수시장, 조유행 하동군수 등과 도시락으로 오찬을 하면서 환담했다.
이어 박람회 전시관 건설 현장과 홍보관 등을 시찰하면서 준비에 차질이 없는지 직접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여수엑스포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여기에 정부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남해안 일대의 아름다운 해안을 세계에 내놓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전남뿐 아니라 대한민국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나로우주센터 및 여수세계박람회 개최지 방문은 안병만 교육과학기술 장관, 김덕룡 국민통합특보, 이성준 언론문화특보, 정진곤 청와대 교육과학문화 수석,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이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