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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長春 대사, '鄭雲燦 국무총리 내정자에게 묻는다'

화이트보스 2009. 9. 13. 11:06

李長春 대사, '鄭雲燦 국무총리 내정자에게 묻는다'
대학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自尊心과 知性입니다. 그것을 포기하면 政治化되고 俗物化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장춘   
 李 長 春(전 외무부 大使)
 
 鄭雲燦 박사,
 
 필자는 - 귀하가 가끔 大選 후보군으로 언론에 떠오른 것 말고는 귀하에 관해 거의 아는 바 없지만 - 겉으로 드러난 귀하의 청년 시절 경력에 비추어 귀하를 상당히 영특한 인재로 여겨 왔습니다.
 
 귀하는 1960년대에 한국의 명문 京畿고등학교를 거쳐 서울大學校를 졸업한 후 세계의 名門 미국의 프린스턴大學校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을 만큼 한국의 장래를 위해 촉망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하는 經濟學 교수로서 큰 업적을 남기지 못하고 교직을 떠난 것 같습니다. 귀하가 교수로서 마지막에 大學總長을 역임했다는 사실은 學者로서 가는 길을 포기하고 옆길로 外道(외도)했다는 증거로 충분합니다. 귀하는 - ‘民主化’를 완성했다고 자만하면서 괜한 감투를 만들어 싸우며 갈라먹는 - 한국의 특이한 풍토에서 개인적으로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 아무나 웬만하면 대학총장 직을 수행할 수 있지만 - 아무나 위대한 학문적 업적을 남길 수 없다는 관점에서 귀하의 外道는 국가적 損失(손실)로 치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 아깝습니다. 특히 學問의 길을 걷고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기는커녕 그들의 장래를 誤導(오도)할 것 같아 실망을 금치 못합니다.
 
 서울大學校에서 역대 여러 명의 국무총리를 배출한 것은 결코 자랑거리가 될 수 없습니다. 근대 민주주의는 국가(state)와 敎會의 분리에서 시작하여 多元主義(다원주의) 사회로 발전했습니다. 大學은 그런 社會를 代表합니다. 대학이 권력에 同化되거나 영합하는 사회는 民主社會가 아닙니다. 대학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自尊心(자존심)과 知性입니다. 그것을 포기하면 政治化되고 俗物化(속물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先進세계에서는 대학교수가 - 한국의 별 볼일 없는 국무총리 같은 자리나 短命의 實權 없는 장관 자리를 위해 - 그 호사스러운 象牙塔(상아탑)의 특권을 버리지 않습니다. 세속적 가치를 뿌리치며 孤高하게 학문의 길을 마감합니다.
 
 귀하는 불행히도 한국의 많은 中年 대학교수들과 대학들을 자극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2012년의 大選으로 가면서 대학의 政治化를 부채질할 것은 뻔합니다. 가뜩이나 지난 60년 동안에 한국의 대학교수가 쓴 단 한 권의 책도 세계무대에서 값진 업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판에 대학의 勉學(면학) 분위기에 역행할 그런 풍조가 걱정스럽습니다. 先進世界의 어느 나라 대학도 - ‘고무도장’ 또는 ‘代讀(대독)'의 별칭이 붙은 한국의 國務總理처럼 - 실속 없는 관직을 下賜(하사)받기 위해 그 명예와 위신을 갉아 먹지 않습니다.
 
 鄭雲燦 박사,
 
 왜 국무총리직을 수락했습니까? 그 자리가 한국의 국무를 ‘總理(총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습니까?
 
 한승수 국무총리가 재임 중에 무엇을 했으며 왜 물러나는지를 모릅니까?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그가 2009년에 故 盧武鉉의 국민장과 故 金大中의 國葬에서 弔詞를 읽은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그는 국무총리로 잘못을 저지른 것이 없는 데에도 그 자리에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웬만한 사람은 그 자리가 잘못을 범할 만큼 할 일이 많은 중책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귀하도 그 자리가 그렇다는 것을 몰랐을 리 없습니다. 그렇다면 귀하는 한국의 많은 싱거운 사람들이 아직도 ‘一人之下 萬人之上’으로 여기는 그 자리를 호강하기 위해 貪(탐)했거나(俗物化), 또는 2012년의 野望을 위한 가교로 여긴(政治化)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 두 가지 다를 노렸었을 만도 합니다. 귀하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귀하에게 그런 선택의 여지가 부여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귀하는 학자의 自尊心을 포기했고 상아탑의 특권을 남용했습니다.
 
 귀하는 곧 李明博이라는 이름의 ‘韓國호랑이’ 등에 올라탈 모양입니다. 그 호랑이의 壽命(수명)은 약 3년 남았습니다. 귀하는 그 호랑이의 등에서 떨어져도 죽고 그 호랑이가 ‘天壽(천수)'를 다해도 죽습니다. 죽지 않으면 不具(불구)가 됩니다. 그것은 당분간 한국 정치무대의 '鐵則(철칙)’입니다. 한국의 어린 民主主義가 先進世界에 입문할 때까지는 불가피합니다. ’韓國호랑이‘는 무서운 동물입니다.
 
 鄭雲燦 박사, 평생 溫室(온실)에서 살았던 敎授가 호랑이로 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