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의 순례자
서화숙 지음|웅진지식하우스|304쪽|1만3000원
- 마당의 순례자
22년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2006년 7월 부암동 단독주택으로 이사한 저자가 '서울 속 시골'에서 사는 즐거움을 맛깔스러운 문체로 썼다. "새소리에 잠을 깨고, 여름이면 한 광주리 살구를 따고, 뒷마당에는 딸기와 토마토가 익어간다. 마당 있는 집을 가꾸면서 있는 그대로 삶을 느끼는 지금, 나는 가장 충만하다."
낭만적이긴 한데 관리가 어렵지 않을까. 비가 오면 빗물이 잘 내려가도록 하수구에 낙엽이 쌓이지 않게 부지런히 치워야 하고, 눈이 오면 마당만이 아니라 집 밖의 길도 쓸어야 한다. 하지만 저자는 아이들이 아파트 철문을 열고 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차장을 지나 놀이터로 가야 하는 불편함에 비하면 마당에서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단독주택이 훨씬 더 좋다고 말한다. 게다가 관리비도 없다.
"단독주택이 좋은 것은 나와 남이 다르다는 점이다. 똑같은 집에 살면 사람들은 자꾸 그 내용을 비교해보게 된다. 단독주택은 처음부터 다르다는 것에서 출발하니까 나는 나일 뿐, 남과 비교하려 들지 않는다. 이게 얼마나 사람을 건강하게 하는지 겪어봐야 안다." 저자의 '단독주택 예찬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