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화후 광화문에 동상 세우려초대형 만들어 강계에 보관
새로 들어선 세종대왕 동상6겹의상 고증해 약간 뚱뚱
세종대왕이 훈민정음 반포 563년 만에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한글날인 9일 광화문광장에서 세종대왕 동상 제막식을 열고 동상을 시민에 공개했다.
본지 10월 10일자 보도
- ▲ 적화통일을 바라는 북한의 야욕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북한은 김일성 동상을 광화문 충무공 동상 자리에 세울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일성 동상 앞에서 북한 주민들이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 AP
자유북한방송은 "규모는 만수대 언덕의 동상보다 크고 자강도 강계시 일대의 군수지하기지에 보관 중"이라고 했다. 이들은 또 "고위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동상이 만들어진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이 처음부터 서울에 세우기 위해 만든 것인지, 아니면 만수대 언덕에 세우려고 처음에 만들었던 동상이 너무 커 서울용으로 따로 보관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만수대 김일성 동상은 높이만 20m에 황금색이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선을 보인 세종대왕 동상도 황금색이다. 김일성 환갑을 기념해 1972년에 세워진 동상은 처음에는 전체에 금(金)칠이 돼 있었다.
그러나 북한을 방문했던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주석이 너무 화려하다고 지적해 금 도금을 벗겨냈다고 한다. 1994년 김일성 사망 직후 많은 주민이 동상 앞으로 몰려와 전 세계에 알려졌다.
북한 노동당 창당 64주년이던 지난 10일에도 평양 시민이 김일성 동상에 헌화했다. 북한 전역에는 김일성 동상과 석고 흉상이 3만개 이상 있다고 한다.
세종대왕 동상은 황금색이어도 내부는 충무공 동상처럼 청동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왜 청색이 아닐까. 청동이라고 청색을 띠는 건 아니다. 처음에는 누런 구리 빛깔을 띠다 세월이 흐른 후 푸르스름하게 녹이 슨다. 충무공 동상을 비롯해 청동으로 만든 서울시내 동상이 대부분 짙푸른 색인 이유는 주물기술이 덜 발달한 30~40년 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동상 균열이 워낙 많아 그것을 가리기 위해 짙은 색을 입힌 것이다.
세종대왕 동상은 10원짜리 동전 3200만개 분량인 청동 20t으로 만들어졌다. 마무리 채색을 황금색 페인트로 해 황동으로 만든 것처럼 보인다. 황동색을 입힌 데는 이유가 있다.
동상을 제작한 김영원 홍익대 교수는 "충무공 동상과 조화를 위해 어두운 색으로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새로 생긴 광장에 어울리는 산뜻하고 밝은 동상이 필요해 청동 본연의 색을 살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대왕 동상은 기단 높이(4.2m)를 뺀 높이가 6.2m로 덕수궁에 있는 것(2.5m)보다 2배 이상 높다. '뚱뚱해 보인다'는 반응에 대해 서울시는 "철저한 고증을 통해 왕의 6겹 의상을 재현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했다. 속옷·저고리·액주름·철익·답호·곤룡포 등 6겹의 의상을 입은 모델을 앉혀 놓고 동상 제작에 참고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