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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을 은행’ 사회공헌비 마케팅비용 포함 ‘뻥튀기’

화이트보스 2009. 10. 26. 10:49

못믿을 은행’ 사회공헌비 마케팅비용 포함 ‘뻥튀기’

 이윤주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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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휴면예금 출연금까지 넣어 과장 홍보

은행들이 발표하는 사회공헌활동금액 중 상당부분이 프로 스포츠팀 운영비와 대가성 있는 기부금 등 사실상 마케팅 비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은행은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휴면예금을 관리재단에 출연한 것까지 포함시켜 사회공헌금액을 과장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25일 7대 시중은행이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08년 사회공헌활동 세부내역’에 따르면 7개 은행의 전체 사회공헌금액은 1614억원이었다.

이는 각 은행이 지난 5월 사회공헌활동보고서를 통해 밝힌 3370억원의 47.89%에 불과하다. 고 의원 측에서 세부내역을 요구하자 마케팅 비용 등을 빼고 제출한 결과다. 은행연합회는 은행별 사회공헌 내역을 받고 있지만 세부내용을 검증하지는 않고 있다.

지난해 1090억원을 사회공헌금액으로 썼다고 발표한 신한은행은 463억원의 상세내역만 제출했다. 나머지 58%에 해당하는 627억원은 시·도금고 운영권을 갖거나 대학 등록금을 수납하고 학생들에게 카드를 만들게 한 대가로 지출한 비용이다.

은행은 그간 휴면예금관리재단에 낸 242억원도 사회공헌금액으로 집계해 왔다. 이 돈은 고객들이 찾아가지 않은 휴면예금을 출연한 것으로, 이를 사회공헌금액으로 잡는 것은 실적 부풀리기라는 지적이다.

국민은행도 보고서에 898억원이라고 밝힌 사회공헌금액의 4분의 1 수준인 228억원만 자료로 제출했다. 우리은행은 400억원에서 174억원, 하나은행은 631억원에서 402억원으로 줄여 내역을 제출했다.

이들 은행은 농구팀 운영비와 유명선수 후원금액 등 그간 사회공헌금액에 포함시켰던 비용을 빼거나 줄여서 제출했다. 학교와 병원에 낸 발전기금과 장학금도 제외했다.

외국계 은행인 외환은행과 SC제일은행이 제시한 사회공헌금액은 보고서에서 밝힌 금액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휴면예금관리재단이나 대법원 산하 공탁금관리위원회에 낸 돈이 상당수에 달했다. 이는 법원 공탁금을 관리하는 대가로 지출하는 돈이어서 사회공헌과는 무관하다.

외환은행은 256억원 중 휴면예금관리재단 출연금이 187억원으로 전체의 73%였고, SC제일은행도 사회공헌금액 60억원 중 공탁금관리위원회에 낸 금액이 39억원이었다.

고 의원 측은 “은행들이 마케팅 차원의 비용지출을 사회공헌으로 포장해 은행연합회를 통해 매년 책자까지 발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사회공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