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간 욕구, 성냥갑 퇴출 거주자 배려로 아파트 구조 진화 소통 위한 주거문화 지원은 여전히 미흡 |
강순주 건국대 주거환경전공 교수 sjkang@konkuk.ac.kr |
갖가지 아이디어와 디자인, 혁신적인 공간 구성으로 무장한 고급 아파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주거문화의 대변혁이 예고되고 있다. 편리한 주거공간 제공이라는 측면에선 매우 긍정적인 변화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 ‘편리함’이 가져다주는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 긍정적 효과라 하면 획일화한 구조에서 탈피한 아파트들이 거주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세분화하면서 거주 만족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최근 신축된 아파트들은 ‘각양각색’이다. 거주자 층의 각기 다른 생활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공간활용 면에서도 단순한 직선구조라는 획일적인 선택에서 벗어나 곡선, 사선을 도입하는 등 융통성 있는 구성 조건을 적용하는 추세다. 방이나 주방, 거실 등을 분리하는 고정 개념을 탈피해 공간 전체, 혹은 두세 공간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예다. 공간의 개수를 늘리기보다는 소요 공간을 넓게 사용하고자 하는 거주자들의 욕구가 강하다는 얘기다. 부부와 자녀의 동선(動線)도 나누는 추세다. 이미 2000년 이후 급증한 주문형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에서 공용 공간인 거실을 중심으로 부부 공간과 자녀 공간을 분리해 계획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4년 필자가 연구한 ‘주문형 초고층 아파트의 단위 주거공간 분석’ 결과에서도 주상복합아파트 120가구 중 70%의 가구가 공간 배치를 분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건설사들은 작은 부분에서도 거주자를 배려하는 노력을 보인다. 한 유명 브랜드 아파트는 주부들의 편의를 위해 주방 앞에 긴 탁자와 의자, 소파 등을 배치하는 등 거주자들이 작은 불편도 느끼지 못하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욕실에서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대(洗足臺) 및 욕실 안에 좌욕과 반식욕을 위한 시설을 설치하는 등 한국인 고유의 생활문화를 담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이렇듯 ‘거주자 친화’라는 확고한 기준 아래 공간을 자유롭게 해석한 아파트들의 공급 및 수요가 증가하면서 거주자들의 사고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제 거주자들이 아파트 유형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원하게 된 것이다. 이러다 보니 건설업계에서는 거주자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아파트 선호 구조 및 디자인에 관한 연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건설사들이 브랜드를 전환하면서 아파트 평면공간 개발에 들이는 노력은 늦은 감이 있으나 평가할 만하다. ‘친환경’ 거주문화의 새 패러다임 ‘친환경성’이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으로 떠오른 점도 아파트의 내·외부 및 주변 구조의 진화가 낳은 긍정적 효과라 할 수 있다. 아파트 외부환경의 진화만을 놓고 보자. 기존의 오래된 판상형 아파트는 옥외 공간에 회색 주차공간과 어린이 놀이터 정도가 마련된 게 전부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주차장은 지하로 내려가고 옥외는 광장, 테마공원, 실개천, 휴식공간, 운동시설, 녹지로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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