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강 수질측정망서 활용
폐수의 독성을 분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물벼룩은 강물의 오염을 감시하는 역할도 한다. 바로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전국 4대 강에 설치돼 있는 수질자동측정망이다.강물 속에 들어 있는 20여 종의 유해물질 농도를 측정하는 전체 52개 자동측정시설 가운데 34개 시설에는 물벼룩을 이용한 생물 감시장치도 부착돼 있다.
강물이 계속 들어왔다 나가는 ‘어항’ 속에 들어 있는 물벼룩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장치다. 빛을 쏴서 측정한 물벼룩의 움직임이 갑자기 둔해졌다면 강물에 오염물질이 들어왔다는 신호가 되고 ‘오염경보’가 울리게 된다.
또 다른 15개 시설에는 물벼룩 외에 세균·조류(플랑크톤)·물고기를 사용하는 생물 오염감시장치가 설치돼 있다. 세 가지 모두 강물이 어항을 계속 통과한다는 점은 같다. 세균 감시장치는 먼저 강물 속의 세균이 감시장치 벽면에 붙어 자라도록 한다. 벽면의 세균이 독성물질에 노출되면 생명활동이 위축되고 전기신호도 낮아진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조류(식물성 플랑크톤) 감시장치는 형광의 변화를 측정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위해 빛을 흡수했다가 다시 형광(螢光)을 내보낸다. 오염물질을 만나면 광합성도, 형광 방출도 줄어든다.
물고기 감시장치는 물고기가 독성물질을 만나게 되면 강물을 거슬러 헤엄치는 힘을 잃어버리는 점을 응용했다. 힘을 잃은 물고기는 물살에 뒤쪽으로 밀려 어항 벽에 자주 부딪치고, 이를 바탕으로 오염물질이 들어왔는지를 판단한다. 물고기는 네덜란드에서 수입한 금빛을 띠는 황어를 사용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한강 선유도에 생물 감시장치를 설치해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세균·조류·물벼룩과 함께 열대어인 제브라피시를 동시에 사용해 수질오염을 감시하고 있다.
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