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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지평선이 아련한 내몽고 초원

화이트보스 2010. 1. 11. 17:47

12 지평선이 아련한 내몽고 초원    2010/01/10 15:01 추천 2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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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몽고 초원에서 풀을 뜯는 양

 

12 지평선이 아련한 내몽고 초원

 

 

내몽고 후허하오터(呼和浩特)로 가는 기차는 베이징 역을 오후 6시 48분에 출발했다. 침대인데다가 내일 아침에 후허하오터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친구들과 술을 한잔 마시고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

밤새도록 달리던 기차는 10시간만인 다음날 아침 5시에야 내몽고의 수도인 후허하오터 역에서 걸음을 멈춘다.

초원투어를 하려고 역에 나온 여행사 안내원을 따라갔더니 말이 통하지 않아서 고전을 했다. 그녀는 영문으로 된 안내서와는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중국어를 제대로 알아들을 수가 없었고 그녀는 영어를 한마디도 몰랐던 것이다.

마침 이웃에서 여행사를 경영하는 교포 청년 김대명(金大明)님의 도움으로 1인당 250위안씩 달라는 초원 투어를 220위안으로 계약을 했다. 그는 만주 연변 출신이지만 이곳에서 대학교를 나와서 그대로 눌러앉아 여행사를 경영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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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지나는 도로에 바위를 놓아두고 통행료를 내면 치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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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으로 가는 길

봉고차를 타고 초원투어를 나섰다. 미국 청년 A씨, 프랑스 아가씨 B양, 계림에서 왔다는 중년부부 그리고 우리 친구 4명이 한 팀이 되어서 초원투어를 나선 것이다. 차가 시가지를 벗어나 산을 넘고 내를 건너 2시간 만에 도착한 곳은 희랍목인초원(希拉穆仁草原)의 초원정도가촌(草原情度假村)이라는 마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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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원정도가촌(草原情度假村)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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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나온 주민들

대여섯집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은 사방을 돌아보아도 끝없는 지평선뿐인데 나무 한그루 없는 초원에는 키 작은 풀만 자라고 있었다. 그들은 말들이 풀을 뜯고 있는 마을 앞에다 몇 채의 파오를 지어놓고 민박을 하고 있었다.

가는 나뭇가지를 촘촘히 엮어서 지은 민박용 파오(包)는 예상보다 크고 튼튼했다. 내부에는 판자로 마루를 깔아놓고 침구만 달랑 놓아둔 것은 민박용 파오이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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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오 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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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오 내부- 여행하는 일행이 메모를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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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박을 위한 상업적인 파오들 

그들은 먼저 말 타기 시범을 보인다고 하면서 청년들이 말을 타고 달려서 순식간에 먼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 갔다가 되돌아오는 것이었으니, 그들의 말 타는 실력은 참으로 대단했다. 그들이 바로 말을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호령하던 징기스칸의 후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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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타기 시범

다음에는 승마경기와 몽고씨름인 부흐(Buh)를 한다고 하더니 경기는 흉내만 내다가 마는 것이 아닌가. 몽고사람들의 가정방문을 한다는 것도 거짓말이었고. 그래서 가이드에게 항의를 했더니 그녀는 아르바이트 학생이라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으니, 이것은 분명히 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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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 씨름인 부흐(Buh)

그리고 말을 타고 한 시간을 다녀오는 옵션가격이 무려 120위안(24,000원)이라니, 얼마나 비싼가. 그래서 우리는 말은 타지 않고 초원을 걷기로 했다.

지평선이 아련한 초원을 나침반만 믿고 걷고 또 걷는다. 사방으로 펼쳐진 초원은 끝이 없는데 그것을 바라보면서 걷고 있으려니 가슴이 그렇게 후련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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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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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

얼마를 걸었는지 모른다. 지평선이 아련한 평원을 헤매다가 어느 마을에 도착해보니 성황당 같은 돌무더기에 여러 색깔의 깃발이 만국기처럼 펄럭이고 있었다. 마을 앞 우물가에서 만난 젊은이에게 그의 집을 구경하고 싶다고 했더니 도래질을 하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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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그래서 긴 목을 빼고 담장너머로 살펴보니 진흙으로 지은 그네들의 집은 주거공간과 마당과 가축우리와 소똥을 쌓아놓은 곳으로 이루어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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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그들은 파오가 아닌 이런 집에서 살았다

또 다시 걸어서 아련한 지평선 부근에 있는 마을을 찾고 보니 그 마을은 정부가 계획적으로 조성한 마을인지 벽돌로 지은 집들이 질서가 정연하고 규모 또한 컸지만 방과 뜰과 축사와 배설물 저장소로 구성된 가옥구조는 동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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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한 집단부락의 민가

해가 지평선으로 기울어 갈 무렵 넓은 초원에서 나침판만 구세주처럼 믿고 방향을 잡아서 원점으로 되돌아왔으니 이만하면 내가 평생 동안 지리학을 공부한 값은 한 셈이 아닌가..

지평선이 아련한 몽고 초원에 황혼이 깃든다. 푸른 하늘이 붉게 물들면서 천만가지 꽃그림을 그리더니 어둠속에 잠긴다. 그것은 마치 지평선이 아련한 초원에서 촬영한 영화 한편을 보다가 끝이 나듯이, 그렇게 몽고의 하루해가 저물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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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밤에는 주민들이 잔치를 벌였다. 그들의 저녁식사는 비교적 푸짐했다. 양고기에다 아이락(마유주)을 곁들인 요리를 먹고 나니 기분이 얼큰했다.

식사가 끝나자 마을사람들은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남여가 함께 어울려 노래를 부르다가 따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관광객들에게도 노래를 부르라고 하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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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노래

반주에 취한 나는 아리랑을 불렀다. 나는 해외여행 길에 노래를 부를 일이 있으면 언제나 아리랑을 부른다. 내가 아리랑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아리랑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민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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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을 부르는 나

그리고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어울려 손에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놀았으니, 몽고 초원에서 하루는 비교적 뜻있게 보낸 셈이 아닌가.

다음날 아침에 해돋이를 보려고 일찍 일어났더니 여름인데도 날씨가 싸늘했다. 수평선 너머로 여명이 비치는가 했더니 온 천지가 분홍빛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은 참으로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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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 

5시10분에 붉은 해가 얼굴을 내민다. 그리하여 지평선 위로 둥근 모습을 들어났을 때에는 온 세상이 그를 수없이 찬란했다. 남미 아타카마 사막에서 본 해돋이도 인상적이었지마는 끝없는 몽고 초원에서 보는 해돋이는 참으로 환상적이었다.

어디서인가 두견새 울음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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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에서 사육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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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원을 걸어서 찾아간 마을의 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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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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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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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혼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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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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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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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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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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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대신 초원에 나타난 오토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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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오 조성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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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혼 크기변환_중국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