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에 웃는 일본기업들

원화 강세에 웃는 일본기업들

파이낸셜뉴스 | 예병정 | 입력 2010.01.26 17:43

 

최근 원화 강세가 일본 수출업체들의 가격경쟁력 회복으로 연결되면서 일본 기업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지는 25일(현지시간) 일본과 한국 수출업체들이 TV와 반도체, 자동차 등의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원화 강세를 일본 기업들이 즐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니와 같은 일본 기업들이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한국 기업에 빼앗긴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 데 원화 강세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원화는 엔화 대비 7% 상승했고 지난해 2월 대비로는 30% 가까이 올랐다.

메릴린치는 원화 강세가 한국 기업의 상품가격을 상승시켜 일본 경쟁업체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준다고 분석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원화 강세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일본 기업들은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샤프와 소니, 반도체 업체인 디스코와 어드밴테스트, 한국에서 편의점 영업을 하고 있는 훼미리마트 등이다.

전문가들은 원화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전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서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일본은 여전히 디플레이션 우려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원화 강세가 진행되면 일본 수출업체들은 본부 운용과 리서치, 자본투자 등과 같은 고정 비용 측면에서 한국 업체보다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은 그러나 원화 강세에 의한 일본 기업들의 수혜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수요 회복으로 수출시장이 늘어나 원화 강세가 한국 수출업체들에 주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면서도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FT는 한국 업체들이 해외 공장의 생산량 조절 등으로 환율 변동과 환위험에 따른 손해를 상쇄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원화 강세에 따른 일본 기업들의 수혜 정도는 이번 주 예정된 일본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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