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침 정해…
北 어제 NLL에 해안포·방사포 100여발 '계산된 도발'
北 "연례적 사격 훈련 앞으로도 계속될 것"
북(北)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남측 수역까지 포함한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지 이틀 만에 NLL을 향해 포 사격을 했다. 그러나 포탄은 NLL 남측수역까지 넘어오지는 않았다. 말로는 NLL을 무력화하면서도 행동으론 NLL 직전에 멈춰서는 지극히 계산된 도발이다. 우리 정부도 대응에 신중을 기했다. 그러나 북의 포탄이 NLL 남측 수역까지 넘어올 경우엔 최근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남북대화를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남북이 NLL 선상에서 아슬아슬한 대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27일 오전과 오후 백령도 및 대청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북한 쪽 해상 2곳으로 해안포 및 240㎜ 다연장로켓(방사포) 100여발을 발사했다. 포탄은 NLL 경계선에서 북측 해상 1.5마일(2.8㎞) 지점까지 날아오기도 했다. 북한이 NLL을 분쟁수역화해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을 끄는 압박전술로 치밀한 계산 아래 일종의 '저강도(低强度) 도발'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 北의 해안포 북한은 27일 백령도 및 대청도 인근 북방한계선을 향해 100여발의 해안포 및 240㎜ 다연장로켓(방사포) 사격을 했다. 사진은 사정거리 27㎞에 달하는 130㎜ 해안포.
우리 정부와 군도 이에 맞춰 일단 '저강도 대응'에 나섰다. 우리 군은 북한의 사격 시작 직후 백령도에 배치된 대공포인 구경 20㎜ 벌컨포(사거리 4㎞)로 100여발의 경고 사격만 했을 뿐 추가대응은 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당초 강력한 대북 경고 성명을 발표하려다 북측에 경고 전화 통지문을 전달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날 오전 정정길 대통령실장 주재로 긴급 안보대책회의가 열린 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사건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긴장이 조성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차분한 논평을 냈다. 이날 회의에선 그러나 "북이 NLL 남측 수역을 향해 사격을 할 경우엔 개성공단 실무회담 등 예정된 남북대화를 중단할 수 있다"는 원칙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보도'를 발표하고 "서해상에서 연례적인 포 실탄 사격훈련을 했으며, 사격훈련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은 서해상 백령도와 대청도 동부지역 NLL 인근 해상에서 지난 25일부터 오는 29일까지 5일간 해상사격을 실시하겠다고 러시아 해상교통 문자방송인 나브텍스(NAVTEX)를 통해 통보했다. 북한은 당초 항행금지기간을 3월 29일까지로 선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