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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기행 명소

화이트보스 2010. 1. 30. 21:20

눈꽃 기행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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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1.18 13:44

 올겨울은 제법 겨울다운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내린 폭설로 불편함이 따랐지만 사람들의 표정이 그다지 싫지는 않아 보인다. 온난화에 대한 걱정을 잠시 잊게 해준 탓일까. 아무튼 이번 겨울엔 눈이 자주 내린다니 실컷 눈 구경하며 지낼 수 있을 성싶다. 폭설 뒤 산자락엔 순백의 황홀경이 펼쳐진다. 매력적 자태의 꽃도 함께 피어오른다. 바로 '눈꽃(雪花)'이다. 넉넉한 산자락 어느 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 눈꽃은 소담스럽고 날카로운 은빛의 자태가 온실 속 화초 못지않다. 설화가 가득 핀 등산로를 따라 걷는 기분이란 삭막한 잿빛 겨울 산행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맛보게 한다. 하얀 눈꽃 터널을 지나며 '뽀드득' 눈 밟는 촉감에 발걸음도 절로 경쾌해진다. 눈꽃기행에서 맛볼 수 있는 기분 좋은 이끌림이다.



뽀~드~득~

눈꽃 놀라다…

담채화 절경…최고 겨울산행 코스 꼽혀


▶덕유산(전북 무주군)

가장 인기 있는 눈꽃 기행지를 꼽자면 단연 덕유산을 들 수 있다. 눈꽃의 풍광도 수려하지만 뛰어난 접근성 때문이다.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1520m)까지 오른 후 30여분 눈꽃 산행에 나서면 덕유산 정상 향적봉(1614m)을 밟을 수 있다. 물론 구천동 백련사에서부터 정식 등산길을 타고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추운 겨울 가족단위 나들이를 고려해본다면 곤돌라를 이용하는 것도 합리적 대안이다.

겨울 덕유산은 첩첩산중으로 장쾌하게 이어진 크고 작은 연봉들이 푸근한 눈에 뒤덮여 그야말로 선경을 연출한다. 덕유산은 남부지방에 있으면서도 유독 눈이 많은 곳이다. 서해의 습한 대기가 거봉을 넘다 머무르며 눈을 뿌려 대기 때문이다. 때문에 덕유산은 등산 마니아들에게 최고의 겨울산행 코스로 꼽힌다.

덕유산의 대표적 눈꽃 트레킹코스는 설천봉에서 정상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산길과 향적봉~중봉 사이 주목 군락지다. 설천봉에서 향적봉은 30분, 향적봉과 중봉은 20여분 거리로 가벼운 산행만으로도 눈꽃의 자태를 실컷 맛볼 수 있다. 특히 주목군락지에는 하얀 눈꽃과 상고대가 피어올라 겨울산행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향적봉에서는 두 가지의 비경을 바라 볼 수 있다. 주목 상고대 사이 흰 눈을 이고 있는 남덕유의 부드러운 능선이 그 첫째다. 또 연무가 끼어 있는 오두산, 비계산 등 거창, 함양 방면 봉우리의 실루엣 또한 압권이다. 그 어떤 붓끝으로도 담아낼 수 없을 것같은 담채화의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무주리조트(063-322-9000) 곤돌라 오전 9시~오후 4시 운행(편도 8000원. 왕복 1만2000원, 편도 20분 소요). 덕유산 관리사무소(063-322-3174), 향적봉 대피소(063-322-1614)

◇무주=금강이 굽이쳐 도는 무주 지역에는 민물고기 요리가 유명하다. 동자개 등 민물잡어로 죽을 쑨 어죽, 쏘가리매운탕 등을 맛볼 수 있다. 읍내 금강식당 등의 맛집이 있다. 구천동에서는 산채정식이 푸짐하다.


눈꽃 여행의 백미 … 능선따라 설화 압권


 ▶태백산(강원도 태백시)

국내 눈꽃산행의 대명사격인 곳이다. 태백산(1567m)은 이름에서 느끼는 위압감만큼 크게 험하지는 않다. 때문에 연초 연인, 친구와 함께 산행을 즐기기에 괜찮은 코스다. 물론 곳곳에 얼어붙은 구간이 있어 아이젠은 필수다.

당골 광장에서 두세 시간 쯤 걸으면 정상 부근 천제단에 오르고 하산까지 대여섯 시간이면 족하다.

태백산의 겨울은 눈 덮인 능선이며 설화가 압권이다. 주목과 어우러진 설화는 동화 속의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워낙 내리는 눈도 많고 바람도 차가워 눈이 잘 녹지 않고 두껍게 쌓인다.

태백산 눈꽃 트레킹으로는 유일사매표소~유일사~장군봉~망경사~당골 코스를 주로 이용한다. 유일사~장군봉 코스에서 주목과 어우러진 설화가 환상적 자태를 뽐낸다. 화방재 아래 유일사매표소에서 장군봉 까지는 두어 시간 걸린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제단에 오르면 천지가 온통 은빛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특히 백두대간의 중심, 천제단을 기점으로 북쪽 300m 지점이 태백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장군봉이다. 남동쪽으로 능선을 타고 가면 멀리 수많은 바위로 이루어진 문수봉이 있다.

천제단의 일출 감상도 연말 산행의 묘미가 된다. 맑은 날이면 멀리 동해에서 솟아나는 장쾌한 일출을 볼 수 있다. 새벽 3시쯤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해 오전 7시 이후 일출을 감상하는 게 보통이다.

천제단에서 유일사 쪽으로 내려가는 길 중간에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고사목들이 눈옷을 걸친 자태가 압권이다. 하산길에 신라고찰 망경사도 만난다. 절 입구의 용정은 국내 최고 높이에 자리한 샘물로 개천절에 올리는 천제의 제수로 쓰인다. 태백산관리사무소(033-553-5647)

◇태백산=태백-정선 지역은 본래 한우가 유명하다. 한우 연탄불 구이가 별미. 태백시내에 '태백한우골' 등 맛집이 있다.

 눈꽃이란?


일반적으로 '눈꽃'은 설화(雪花), 상고대, 빙화(氷花) 등 세 종류로 나뉜다. 가장 흔한 게 설화다. 말 그대로 눈이 나뭇가지에 쌓인 것이다. 바람이 불면 날리고, 햇살 아래 쉽게 녹는다. 상고대는 눈꽃과는 다르다. 일종의 서리다. 나뭇가지가 머금은 습기가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면서 얼거나, 구름이 스쳐가다가 얼어붙은 것이다. 결이 있고 단단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추운 날이 지속되면 키가 더 자란다. '빙화(氷花)'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 이른 아침에 흔히 볼 수 있다. 설화나 상고대가 녹아 흐르다가 기온이 급강하할 때 그대로 얼어붙은 것이다. 햇살을 받으면 수정처럼 영롱하다.


눈덮인 윗세오름 솜이불 같이 포근


 ▶한라산 (제주도)

봄철 눈부신 철쭉 명산이 겨울이면 눈꽃 천지로 변신한다. 한라산은 유독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다. 일기가 불순한 해양성기후 탓으로 내렸다 하면 폭설이다. 때문에 한라산 자락에 두꺼운 눈옷을 입고 서 있는 주목 나무는 겨울철 일본 동북지방에서나 접할 법 한 '스노 몬스터'를 연상하기에 충분하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설화 감상 포인트로는 윗세오름 지역을 꼽을 수 있다. 키 작은 철쭉군락 위를 뒤덮은 하얀 눈이 마치 솜이불처럼 푸근하게 느껴진다. 시야도 툭 트여 청량감을 더한다.

영실코스도 또다른 비경이다. 병풍바위와 빙폭의 절경이 있는 데다 눈 덮인 오백나한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는 루트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산 아래를 굽어보면 올망졸망 부드러운 오름 능선과 푸른 바다, 모슬포 해변에 우뚝 솟은 산방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영실 능선을 따라 한 시간 정도를 오르면 구상나무숲이 나타난다. 하얀 눈을 이고 눈꽃 터널을 이룬 자태가 볼만하다.

숲길을 지나면 선작지왓이라는 드넓은 개활지가 백록담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봄에는 철쭉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이 겨울이면 하얀 눈꽃 잔치를 벌이는 자연의 꽃밭이다. 산행시간은 대략 대여섯 시간을 잡으면 된다.

한라산은 변화무쌍한 날씨 탓에 종종 등산로가 통제 되곤 한다. 따라서 산행 전 한라산관리사무소(성판악 064-725-9950)에 문의 하는 게 필요하다.

◇제주=제주의 별미로는 각재기국을 꼽을 수 있다. 배추와 된장을 푼 뚝배기에 전갱이를 토막내 바글바글 끓여낸 국물 맛이 시원 구수하다. 제주시 일도2동 돌하르방식당이 유명하다.



장쾌한 은빛 설원…눈꽃 트레킹 좋아


▶선자령(강원도 평창군)

강원도 평창은 보기 드문 4계절 전천후 여행지이다. 봄이면 대관령 고원지대에 예쁜 들꽃이 피어나고, 여름이면 평균 해발 700m 서늘한 고랭지에서 쿨 바캉스를 즐길 수 있다. 그런가하면 가을은 오대산, 백두대산 능선에 만산홍엽 단풍이 내려앉고, 겨울이면 하얀 설국의 고원(雪國)으로 변신한다.

사람이 살기 가장 좋은 높이(해발 700m)라 해서 '해피 700!'이라는 구호까지 내세운 평창엔 한겨울 그림엽서 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대관령 고개 윗자락 선자령의 은빛설원이 압권이다. 동해에서 넘나드는 습한 바람이 눈꽃으로 바뀌는 대관령의 1~2월은 유독 눈이 많은 때로 평창 일대 백두대간 자락 설원의 풍치가 장관이다. 대관령 눈꽃 트레킹의 메인 코스인 선자령(1157m)은 대관령 동쪽 봉우리로 해발 1000m가 넘는 곳이지만 대관령(840m)에서 표고로 317m만 더 오르면 된다. 옛 대관령 휴게소에서 북쪽 대간사를 거쳐 능선 길로 5km를 더 가면 선자령이다. 국사성황사 오른쪽으로 난 산길을 오르면 항공통제소 까지 이어진 콘크리트 길을 만난다. 이 길을 300m 정도 걸어야 선자령 가는 본격적인 산길이다. 산길은 대부분 능선 위로 이어져 장쾌한 설원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왼편으로 대관령 목장의 설원이 펼쳐진다.

특히 능선을 타고 오르기 때문에 시야가 툭 트여 청량감을 더한다. 맑은 날이면 동해의 푸른 바다를 가슴 속에 품을 수 있다.

능선 위로 휘휘 큰 원으로 바람을 그려대는 풍력발전기들도 이색적이다. 풍력발전기 밑에서 듣는 웅웅거리는 프로펠러의 진동은 위압적이면서도 색다른 느낌이다.

선자령에서 하산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지만 대관령휴게소로 되돌아오는 게 무난하다. 선자령 트레킹은 쉬엄쉬엄 걸어서 왕복 4시간이면 다녀 올 수 있다.

선자령 트레킹 길에 들를 만한 곳이 대관령 양떼목장이다. 눈 덮인 목장은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로 다가온다. 양떼목장은 6만2000평 면적에 둘레가 2.5㎞ 규모의 아담한 규모로 주변 대규모 소목장에 비해 스케일은 작지만 이국적 분위기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건초 주기 체험'과 능선 길 트레킹도 빼놓을 수 없는 체험거리다.

옛 대관령길, 상행선 대관령휴게소 뒤쪽 선자령 갈림길에서 좌회전해 오프로드를 400m 가량 오르면 양떼목장이다.

양떼목장 인근 횡계리 일대에 펼쳐지는 겨울철 이색 풍광도 볼거리다. 광활한 황태덕장이 그것으로 수백만 마리의 황태가 매서운 겨울바람을 견디며 익어가고 있다. 횡계는 일교차가 심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으로 천혜의 황태덕장 입지를 갖추고 있다. 대관령 양떼목장(033-335-1966)

◇선자령=인근 횡계리는 용평스키장을 찾는 스키어들이 붐비는 곳으로 황태해장국-찜-구이 등 황태요리 전문점이 많다. 오대산 월정사 초입에는 산나물 백반 집들이 즐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