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헬스케어

A형 간염 급증 … 올 3만 명 예상

화이트보스 2010. 2. 4. 11:51

항체 보유율 낮은 20대 젊은층이 더 취약

회사원 조진숙(32·경기도 부천)씨는 얼마 전 갑자기 고열에 심한 몸살 기운을 느꼈다. 2~3일 뒤에는 소변이 갈색으로 변했고 직장 동료로부터 “얼굴과 눈이 노랗게 됐다”는 말까지 들었다. 병원을 찾은 결과 A형 간염이었다. 조씨는 3일간 입원 치료를 받고서야 퇴원했다. 그는 “미리 백신을 맞지 않은 것을 무척 후회했다”고 말했다.

국내에 A형 간염 비상이 걸렸다. 대한간학회 이영석(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의사) 이사장은 3일 “국내의 A형 간염 환자가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올 한 해에만 3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4년 355명에 불과했던 A형 간염 환자는 2008년 7895명으로, 지난해에는 1만4944명으로 급증했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 환자와의 접촉으로 전염되는 A형 간염으로 인해 지난해에만 15명의 환자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3월부터 환자가 늘기 시작해 여름까지 유행하지만 최근에는 겨울에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을지대병원 소화기 내과 양현웅 교수는 “겨울에도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이유는 A형 간염 환자가 그만큼 여기저기 많기 때문”이라며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오래 생활하기 때문에 A형 간염 환자와의 접촉 가능성이 자연히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최선의 예방책은 백신접종이다. 특히 20대는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 20대의 A형 간염항체 보유율이 20%대로 매우 낮아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임규성 교수는 “젊은 세대는 외식을 즐기는 탓에 오염된 음식에 노출될 기회가 더 많다”며 “봄부터 환자가 급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서둘러 백신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