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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내 발로 친박계 나갈 생각 없다” [중앙일보] 기사

화이트보스 2010. 2. 20. 15:46

김무성 “내 발로 친박계 나갈 생각 없다” [중앙일보]

2010.02.20 02:39 입력 / 2010.02.20 03:03 수정

“박근혜 전 대표를 잘못되게 하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다. 내 발로 (친박계에서) 나갈 생각은 없다.”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던 한나라당 김무성(사진) 의원이 19일 이렇게 말했다. 전날 그는 대법원·중앙선관위 등 7개 독립기관을 세종시로 옮기는 내용의 ‘절충안’을 내놨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가치 없는 얘기다. 친박엔 좌장이 없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당내에선 “김 의원이 ‘탈박(脫朴)’ 선언을 했다”거나,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이 결별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19일엔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이 “정치철학이 다르다면 친박이 아니지 않으냐”며 김 의원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상임위(국방위) 회의 도중 일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도 이명박 대통령도 모두 애국심의 발로에서 원안을 찬성하고 수정안을 제기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현실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이 이렇게 된 데는 경선에서 깨끗이 승복하고 자신을 도와준 세력을 포용하지 못하고 약속을 어긴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해선 “지금은 대선 후보 중 부동의 1위이지만 대통령이 돼도 제대로 된 대통령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 다른 의견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이-친박 갈등과 관련해 김 의원은 “다 같은 식구”라며 “정권재창출을 위해선 서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도록 돕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선배들이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더라”며 여운을 남겼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열린 보건복지위 회의에 나오지 않았다. 평소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빠지지 않는 그다. 복지위 회의장 앞에선 수십 명의 기자가 박 전 대표를 만나려고 진을 치고 있었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어제(18일) 김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미리 보고를 받았고 ‘개인적 소신의 발표’라고 받아들이려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회견 도중 박 전 대표를 겨냥해 ‘관성적으로 반대한다’고 한 것에 대해 무척 마음 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