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탠퍼드 대학원생 33%가 유학생…
英옥스퍼드 교수 38%가 타국 출신…
홍콩 교수 승진심사때 외부 전문가 참여
요즘 세계 일류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 대학에선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생 중 33%는 94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중 38%는 '영국인'이 아닌 다른 나라 출신이다. 미국 MIT는 공개강좌 프로그램인 OCW(Open Course Ware)를 온라인상에 개설해 세계 어디에서든 수강할 수 있게 했다.
유럽도 1990년대 후반부터 국경을 넘어선 '교육통합'에 나섰다. 1999년 유럽 29개국 교육부 장관들이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모여 추진하기로 한 '볼로냐 프로세스'가 대표적이다. 유럽 어느 대학을 졸업해도 다른 나라에서 인정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주요 내용은 국가 간 학위인증 체제 구축, 학위과정의 학·석·박사 3단계 일원화, 학생·교수·연구자 확산 등이다.
1987년 도입된 '에라스무스 프로그램'도 유럽 대학의 국제화에 큰 역할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유럽 학생들이 유럽 내 다른 나라에서 학업을 할 수 있도록 학생과 연구자의 이동을 지원하고 다른 국가의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폭을 늘렸다. 2004년엔 유럽 이외 지역 학생들이 유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에라스무스 문두스'가 시작됐다. 2004~2008년 에라스무스 문두스를 통해 140여개국의 학생들이 교류했고 6181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우물 밖을 보라(Think outside the box)!"는 구호를 내걸고 영어 공용화(公用化)와 국제수준의 학사관리로 경쟁력을 강화해온 홍콩과기대(HKUST)는 교수 승진심사를 할 때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한다. 승진심사를 앞두고 해당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6~7명에게 "이 사람을 당신네 대학에서 채용해도 만족하겠느냐"고 물어 답을 들은 뒤, 이를 근거로 학내 인사위원회가 무기명 투표로 승진을 결정한다. 교수 중 30~40%는 정년 보장을 받지 못한다. 그 결과 교수들 간에 치열한 연구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