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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공급 과잉에 부딪친 한국 5대 산업의 활로

화이트보스 2010. 3. 2. 10:14

중국發 공급 과잉에 부딪친 한국 5대 산업의 활로

입력 : 2010.03.01 22:13 / 수정 : 2010.03.02 02:04

자동차부터 철강, 석유화학, 조선, 반도체까지 한국 경제의 주력 산업 대부분이 세계적인 시장 공급 과잉사태에 부딪쳐 있다고 기획재정부가 분석했다. 선진국 시장 수요는 위축돼 있는 데다 세계경제 침체로 각국이 대규모 경기부양과 수출 지원 정책을 펴면서 생산설비는 오히려 대폭 늘어나 공급 과잉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한국 경제의 빠른 회복을 뒷받침했던 환율 효과가 올 들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 과잉까지 겹치면 수출이 줄거나 제값을 받지 못하고 경기 회복도 더뎌져 있던 일자리를 지키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

자동차산업은 올해 전 세계 수요 6610만대에 생산능력은 9510만대로 공급능력과 수요 간의 격차가 사상 최대인 29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도 수요는 270만대 증가에 불과한데 생산능력은 작년보다 420만대가 늘어난다. 조선업은 작년에 전 세계 신규 발주(發注) 물량이 2008년에 비해 80% 이상 줄었다. 그래도 전에 받아둔 주문이 남아 있어 올해 작업은 계속할 수 있지만 2012년엔 세계 조선업계의 설비 절반이 일거리가 없어 놀게 된다. 철강 역시 앞으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만 공급 과잉이 1억5000만~2억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2위인 포스코의 조강(粗鋼) 생산량은 3400만t이다. 결국 포스코 규모의 철강회사 4~6개가 문을 닫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세계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세계의 공장' 중국이 국내총생산(GDP)의 45%에 이르는 과잉 투자를 계속하고 있어 공급 과잉은 쉽게 풀리기 어렵다. 중국이 뛰어드는 산업마다 예외 없이 설비 과잉, 공급 과잉의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경제가 투자·수출 중심에서 내수(內需)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지 않는 한 이런 상황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결국 꾸준한 연구개발(R&D) 토대 위에서 새 시장을 만들어낼 상품 개발과 마케팅 역량을 키워 중국보다 한발 앞서가는 수밖에 없다. 한국산(産)이 아니면 안 되는 제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선진국 시장에선 상품의 질(質)로, 중국·인도·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선 상품의 가격으로, '질'과 '가격'의 양면 승부 전략을 통해 우리 상품에 대한 수요기반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작년에 한국이 41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내며 일본을 처음 앞지른 것도 신흥국 시장 덕분이었다.

지금의 주력 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새 산업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것이 이젠 미래의 과제가 아니라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우선 현재의 시장을 지켜나가면서 미래의 시장을 놓치지 않는 이중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 때론 어차피 중국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산업으로부터 과감하게 손을 돌려 미래의 주역 산업 쪽으로 인력과 자원을 집중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인텔이 1980년대 중반 일본의 가격 공세에 밀리던 D램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포기하고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에 집중한 덕분에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로 다시 살아났던 것도 참고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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