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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최고의 치료제, 바로 내몸 혈액 속에 들어있네!

화이트보스 2010. 3. 10. 13:44

관절염 최고의 치료제, 바로 내몸 혈액 속에 들어있네!

 
2010-03-10 03:00 2010-03-10 03:00 여성 | 남성




《올해 ‘근육 만들기’에 돌입한 회사원 윤상민 씨(36·서울 강남구 대치동).
헬스장에서 운동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복근이 제법 올라 스스로 만족하는 눈치다.
그런데 일주일 전부터 무릎이 콕콕 쑤시더니 트레드밀(러닝머신) 위를 뛸 수 없을 만큼 시큰거리는 증상이 생겼다.

윤 씨는 병원을 찾았고 연골이 탄력을 잃어 무릎 통증을 유발하는 ‘연골연화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갑작스럽게 운동을 시작해 무릎을 과도하게 쓴 탓이다.》


혈소판엔 연골 손상 막고 강화시키는 인자 풍부
‘피 20∼40cc 뽑아 농축 → 무릎주사’ 비수술요법 각광
주1회 30분씩 3차례 치료면 끝… 통증 거의 사라져


봄의 기운을 받아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적당한 운동은 건강에 약이 되지만 과도한 운동과 잘못된 운동법은 무릎 관절 손상으로 이어진다. 무릎 통증을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발생하는 현상으로 여기며 방치하는 사람도 꽤 있다. 그러나 정확한 원인을 찾아 신속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몸짱’ 열풍에 다치는 무릎 관절

연골연화증이 악화돼 생기는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이 손상되거나 닳아 없어져 통증이 오는 질환. 주로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발생한다. 다만 최근에는 스포츠 활동 도중에 외상이 생기거나 무릎을 반복적으로 많이 사용해 관절염 환자가 된 젊은층이 많아지고 있다.

조승배 연세사랑병원 관절내시경센터 소장은 “뼈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는 기능을 하는 연골이 손상돼도 통증을 느끼는 신경세포가 없기 때문에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며 “통증이 느껴진다면 그때는 이미 연골이 닳아 없어진 경우일 수 있으므로 작은 통증이 있을 때 빨리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무릎 근육이 약하고 가사노동을 하면서 무릎을 사용하는 동작이 많기 때문이다. 퇴행성관절염의 진행 과정은 초기, 중기, 말기 3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하는 말기를 제외하고서는 자기 관절을 보존하는 방법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 자기 혈액으로 무릎 관절 치료



 
무릎 관절 손상의 초·중기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받을 수 있는 비수술 치료법 가운데 대표적인 게 자가 치유력을 높이는 PRP(혈소판풍부혈장) 주사치료다. PRP는 특수 키트를 이용해 자기 혈액으로부터 혈소판만 분리해 5배 이상 농축한 것이다.

혈소판에는 PDGF, TGF. EGF, VEGF 등 각종 인체 성장인자가 풍부하다. 이 인자들은 세포증식, 콜라겐 생성, 상피세포 성장 촉진, 신생혈관 재생, 상처 치유를 돕는다. 또 연골이 파괴되는 것을 막고, 연골을 강하게 만든다.

환자의 몸에서 뽑은 혈액 20∼40cc 정도(소주 반 잔 정도)를 원심분리기에 넣고 분리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얻어진 혈소판을 특수 키트를 이용해 처리하면 2∼4cc의 농축된 PRP를 얻을 수 있는데, 이렇게 해서 얻은 ‘혈소판 풍부혈장’을 아픈 부위에 주입하는 것으로 모든 시술이 끝난다. 시술 시간도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매우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시술은 매주 1회씩, 3회에 걸쳐 이뤄진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거의 사라지게 된다.

박영식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 원장은 “50% 이상 닳은 퇴행성관절염 말기보다 초·중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이라며 “자가 치유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연골이 더 손상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도 사용된다”고 강조했다.

PRP 주사 치료는 무릎 관절 질환뿐만 아니라 테니스엘보, 골프엘보, 어깨 인대 손상, 무릎 인대 손상, 족저근막염, 발목 인대 손상 및 연골 손상 등 어깨, 족부 관절 질환의 치료에도 폭넓게 쓰이고 있다.


▼주사치료로도 안될 땐 자가 연골이식-재생 시술▼


○ 손상 크기에 따라 치료법 달라

주사치료를 비롯한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를 병행했는데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좀 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연골재생술’이다. 관절이 얼마나 손상됐는지를 정확히 진단한 후 환자의 관절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손상 부위만 치료하는 시술이다.

연골 손상 부위가 1cm² 이하인 경우에는 ‘미세천공술’을 시행한다. 연골 밑에 있는 뼈에 구멍을 뚫은 뒤 그곳에서 나온 혈액 성분을 연골로 분화시켜 손상된 부위를 덮게 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재생된 연골의 강도는 정상 연골의 60% 수준이다.

연골 손상 부위가 4cm² 이하인 경우에는 건강한 무릎 연골 중 체중 부하를 받지 않는 연골을 떼어내 손상된 연골을 복원시키는 ‘자가골연골이식술’을 시행할 수 있다. 만약 손상 부위가 4cm² 이상인 경우에는 자가 연골세포를 떼어내 배양한 뒤 주입하는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을 쓸 수 있다. 두 방법 모두 정상 연골의 80%까지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연골이식술은 건강한 연골을 떼어내야 하며, 배양이식술은 두 번 수술을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연골재생술은 PRP 주사치료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연령대가 젊은 초·중기 관절염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 하지만 관절염 말기 환자의 경우 관절 전체가 마모돼 얇아진 상태이므로 연골재생술을 실시할 수 없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