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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감사인 위협땐 형사처벌

화이트보스 2010. 3. 11. 17:51

회계감사인 위협땐 형사처벌
권혁세 부위원장, 회계법인 간담회서 밝혀

최근 사업연도에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코스닥 상장업체 A사는 퇴출 위기에 처했다.

이 회사 임원 B씨는 외부 감사를 맡은 회계사 C씨 집 앞에 대기했다. 그리고 귀가하는 C씨에게 다가가 상장폐지를 당하면 가족이 편치 못할 것이라고 협박하며 회계 조작을 강요했다. C씨는 다음날 A사 투자자라는 사람에게서 소송을 하겠다고 위협하는 전화를 받았다. 이런 강요와 위협에 감사인인 C씨는 두렵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했지만 마땅한 대응 방법을 찾지 못했다.

앞으로 A사와 같이 투명하고 공정한 회계감사를 방해하기 위해 감사인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이 신설된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1일 오전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 호텔에서 회계법인 대표 9명을 포함한 회계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회계 투명성과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올해 상반기 중 입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상장폐지에 직면한 한계기업 등이 감사인을 위협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감사인 위협 행위에 대해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상에 형사처벌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외부감사인 위협 행위에 대해 500만달러 이하 벌금이나 20년 이하 징역이 부과된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이 정도까지 엄격한 처벌 규정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금융위는 또 빈번한 대표이사 교체 등 상장사 부실 징후가 포착되면 증권선물위원회가 강제로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존 징계조치나 형사처벌 외에 분식회계와 부실 감사를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상장회사를 감사하고자 하는 회계법인에 대해 증선위에 등록하도록 하는 감사인 등록제를 시행한다. 금융당국이 품질관리감리로 주기적으로 적격성을 감독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상장사에 대한 국제회계기준(IFRS) 전면 도입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회계업계와 협조체제를 공고히 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권 부위원장은 내년 IFRS 본격 도입에 앞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컨설팅 비용을 인하하는 등 회계업계의 적극적인 역할과 노력을 당부했다.

상장기업 회계ㆍ공시 담당자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지난해 10월 공인회계사회에 개설한 IFRS지원센터를 적극 활용하도록 홍보하게 했다. 이와 함께 올해 기말 감사 때 기업들이 IFRS 준비 내용을 충실히 공시할 수 있도록 기업들에 안내할 것을 당부했다. 또 세법개정 지연이나 공정가치 평가에 따른 자산평가 등 IFRS 추진기업 애로사항에 대해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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