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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라, 그대들은 대한민국 군인이다

화이트보스 2010. 4. 8. 12:04

고개를 들라, 그대들은 대한민국 군인이다

2010.04.08 02:16 입력 / 2010.04.08 10:36 수정

천안함 생존 장병들, 회견 내내 죄인처럼 고개 떨궈 … 함장 “실종 병사 복귀신고 기다린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건 13일째인 7일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생존 장병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최원일 함장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다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들은 고개를 떨구었다. 일부는 울먹였고, 머리를 감쌌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은 7일 오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그렇게 맞았다. 상당수는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도 못했다. 생존자 58명 중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PTSD) 환자와 발병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 윤한두 수도병원장은 “약물, 상담 치료를 받는 급성 스트레스 환자가 6명이고, 정신적 후유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이 14명, 중위험군이 17명, 저위험군이 21명”이라고 설명했다.

“실종 장병들이 제게 복귀신고 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원일(해군 중령) 함장은 회견 일성(一聲)으로 “실종 장병들이 저 옆에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침몰 직전인 지난달 26일 오후 9시의 천안함은 평온한 상황이었다. 작전관인 박연수 대위를 포함해 야간당직 근무자 29명만 근무 중이었다. 나머지 승조원은 “속옷 차림으로 침실에서 쉬고 있었다”(전준영 병장)고 한다. 통신장인 허순행 상사는 “9시14~18분 함교 전탐실 뒤편의 계단에서 임신 중인 집사람과 통화하고 딸에게도 ‘엄마가 힘드니 도와주라’고 휴대전화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9시22분 ‘꽝 꽈~아앙’ 폭발음과 함께 정전이 되고 천안함의 모든 기능도 멈췄다. 병기장 오성탁 상사는 “지하 2층 격실에서 컴퓨터 업무 중 꽝 소리와 함께 몸이 공중으로 붕 떴고 앞의 컴퓨터가 얼굴을 치고, 책상 등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소리와 동시에 배가 90도 쓰러지며 문이 바닥에 깔렸다”며 “살아나겠다는 일념, 가족 생각에서 15분 만에 가까스로 빠져 나왔다”고 탈출 과정을 전했다. 내연장(엔진·내연장비 관리) 정종욱 상사는 “발전기를 가동하러 함미 쪽으로 가려고 바라보니 바다에 달빛만 반짝였다”며 “그래서 함미가 이미 절단되고 없어진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 함장은 폭발 1시간쯤 뒤인 오후 10시32분 2함대사령부 22전대장(대령)으로부터 휴대전화를 받고 “뭐에 맞은 것 같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다급히 “고속정이나 고속단정(RIB)을 빨리 조치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어 “생존자가 58명인데 다수가 피를 흘리며, 못 일어서는 중상자가 2명”이라고 전했다.

 정효식·이한길 기자
고개를 들라, 그대들은 대한민국 군인이다중앙일보2010-04-08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건 13일째인 7일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생존 장병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최원일 함장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다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그들은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