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토론회서 주장..`철저한 대비 필요`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대사는 8일 "최근 북한 체제의 내구성이 서서히 악화되는 가운데 한국도 갑자기 통일을 맞이할 수 있는 만큼 미국, 중국, 일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자이트 대사는 '독일 통일 20년과 한반도 통일비전'을 주제로 열린 '통일연구원 개원 19주년' 국제학술회의에서 발제를 통해 "20년 전 예기치 않게 찾아온 통일은 결과적으로 독일과 유럽에 성공 스토리가 될 수 있었다"면서 "독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진에 불안해하던 러시아 등 주변 나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것이 통일에 한 몫을 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구 동독의 인프라, 환경, 과학에 대한 투자가 열매를 맺기까지 근 15년이 걸렸지만 이제 구 동독의 생산성이 구 서독의 82%, 1인당 국민총생산(GDP)은 85%에 달한다"면서 "구 동독의 제조업이 통일독일 경제의 성장엔진이 되고 의료공학, 정보통신, 나노기술 같은 첨단 산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국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발제에서 "한반도 통일은 동북아 경제통합을 자극하고 역내 다자안보협력을 제도화하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며 "아울러 통일이 되면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을 논의하는 정부 차원의 다자 안보협의체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연구원의 조민 선임연구위원은 "서독의 체제와 이념에 동독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편입되고 서독 주민들이 이를 수용할 수 있었던 것은 서독의 경제력과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시장경제의 민주적 통제와 사회적 복지체제의 합리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통일 후 북한 지역의 이념적 포용성과 시장경제 전환 수준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 방향 위에서 해당 지방정부의 자율적 판단과 결정에 맡겨야 한다"며 "통일 한국의 형태로는 8개 내지 13개의 지방 정부로 구성된 연방국가체제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