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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친환경 기술 '테스트 베드'로

화이트보스 2010. 4. 30. 17:02

송도, 친환경 기술 '테스트 베드'로

입력 : 2010.04.29 21:38

국제업무단지 부지 전체 건물 국제 '친환경 건물' 인증 추진
美 시스코시스템즈는 U시티 연구센터 설립 계획
"외자 유치 실적 부진해도 기업 유치에는 성공적"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북서쪽(1·3공구)에 자리잡은 아파트 건설 현장. 이곳에는 콘크리트 골조공사를 마친 초고층 아파트단지들이 하늘로 치솟고 있었다. GS건설이 건설 중인 '송도자이 하버뷰' 아파트 현장으로 들어서자 김혁수 대리는 내부 공사가 끝난 아파트 현관을 투명 아크릴 판과 테이프로 꼼꼼하게 막았다. 아크릴 판에 가로·세로 1m가량의 구멍을 내고 송풍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아파트 내부에 설치된 공기압 측정 센서가 계기판으로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여기 계기판 바늘이 기준점을 넘어가면 내부 공사를 다시 해야 합니다. 창을 닫으면 거의 새 나가는 공기가 없을 정도로 꼼꼼하게 짓지 않으면 공사비를 날리는 겁니다."

전문 용어로 '기밀성' 테스트라고 한다. 기밀성이 좋으면 새 나가는 공기가 거의 없어 냉·난방비가 적게 들고, 외부 소음을 확실하게 차단할 수 있다. 송풍기로 바람을 강제로 밀어 넣었을 때 1㎥당 0.868㎤ 이상 공기가 새 나가면 '불합격'이다.

조성 과정에서 친환경 건축은 물론 글로벌 기업의 각종 첨단 기술이 접목되고 있는 인천 송도 국제도시 전경. /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친환경 건축물의 경연장 송도

이런 복잡한 테스트를 하는 것은 '리드(LEED)' 인증 획득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LEED는 '미국 그린빌딩협의회'가 시행하는 에너지·친환경 건축물 등급 시스템으로 친환경 건물의 등급을 측정하는 세계적인 표준이다. 건물의 단열재·창호·현관문의 단열은 물론 건물의 에너지·물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을 엄격하게 따져 점수를 부여한다. 하이브리드·수소 에너지 차량의 주차 공간을 별도로 설치해야 하고, 아파트 준공 후 입주민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교육'까지 해야 LEED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송도 국제업무단지(572만㎡·173만평)는 부지 전체의 오피스빌딩과 아파트에 대한 LEED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단지 전체가 인증을 받은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없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는 친환경 건축의 테스트 베드(TEST BED·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 기술의 테스트 베드로 떠오르는 송도

송도국제도시가 친환경 건축은 물론 글로벌 기업의 첨단기술을 실험하는 '테스트 베드'를 꿈꾸고 있다. 아직 완전히 상업화되지 않은 첨단기술을 도시 건설 초기부터 적용해 기술의 성공 여부와 개선점을 찾아내는 최적의 도시로 송도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송도는 U시티(U-City·유비쿼터스 도시·Ubiquitous City)의 테스트 베드이기도 하다. U시티는 도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유·무선 통신망과 첨단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형 첨단도시.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는 U시티와 관련한 글로벌 R&D(연구·개발)센터를 송도에 설립할 계획이다. 시스코 코리아의 이영미 이사는 "송도 신도시는 완전한 계획에 따라 대규모로 조성되는 도시여서 U시티 시스템을 시험하기에 최적의 도시"라며 "송도에 U시티 시스템 구축을 구축하면 이곳에서 쌓은 경험은 새로운 기술 개발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의 첨단 기술 대거 유치할 것

송도에는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차·정보통신기술(IT) 융합형 차세대 신성장산업의 육성을 위한 '융합기술센터'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송도테크노파크 인천전략기술기획단은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융합기술센터를 짓고 이곳에 '차량 IT 테스트센터', '그린 IT 기술개발 테스트센터'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곳에선 IT와 자동차를 융합한 '지능형 자동차', 전기전자와 자동차를 융합한 '친환경 자동차', 바이오테크놀로지(BT)와 관광·레저자원을 융합한 '의료·관광·레저 복합산업' 개발 연구가 진행된다. 기획단은 융합기술센터를 통해 국내·외 기업들이 송도를 IT 융합기술을 개발하는 테스트 베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최근까지 외자 유치 실적은 부진하지만 주거기능에 치우친 다른 신도시와 달리 각종 첨단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유치해 송도국제도시를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테스트 베드'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