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세상은…" 미래학회 특별보고서
다이아몬드 실험실서 생산… 유전자기술로 유전병 퇴치
박테리아·바이러스 이용한 '바이오공격' 테러 우려도
2025년 어느날. 결혼을 앞둔 한 남녀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만난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남성이 보석 상자를 내민다. 다이아몬드가 주렁주렁 달린 목걸이와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가 든 상자다. 여성이 남성을 노려본다. "뭐야, 이런 싸구려 액세서리를 선물이라고 사오다니…."미래학자들은 10억분의 1단위로 물질을 조작할 수 있는 나노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다이아몬드를 실험실에서 대량 생산해 다이아몬드가 값싼 보석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전망한다. 앨빈 토플러(Toffler) 등 저명한 미래학자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세계미래학회가 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0~2025년 미래 전망 20' 특별보고서를 발표했다.
나노 기술의 발달로 특수 안경이 필요 없는 3D TV가 거실벽을 장식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미래학회는 "핀란드 과학자들이 주변의 빛을 휘게 하는 나노 물질을 최근 개발해 공중에 떠 있는 3D 영상의 가능성을 열었다. 이 물질을 활용하면 특수 안경은 물론 스크린조차 필요 없는, 홀로그램과 비슷한 3D 영상이 상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의 유전자 기술은 인간을 끈덕지게 괴롭혀온 수많은 질병에 '종말'을 고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혈우병, 에이즈, 일부 유전성 암 등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전달되는 질병은 유전자 재(再)디자인을 통해 퇴치할 수 있게 된다. 유전자를 개선해 '더 멋진 인간'을 만들기 위한 이른바 '유전자 인간 개량 연구'엔 20세기 각국이 우주개발에 쏟아 부었던 천문학적 예산에 버금가는 돈이 투입될 것이라고 미래학회는 내다봤다.
첨단 과학이 악용돼 인류에 피해를 끼친다는, 어두운 청사진도 있다. 보고서는 "생명공학에 관한 지식이 일반인도 쉽게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할 날이 머지않았다. 테러리스트들은 휴대가 어렵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기 어려운 폭탄 대신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이용한 치명적인 '바이오 공격(bioviolence)'에 주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