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나부대, 자이툰 위에 쌓을 탑
아세나부대 파병이 지니는 상징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우선 아프간 재건을 위한 민군 합동팀의 파견은 6·25전쟁 발발 60년의 해에 성숙한 세계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보내는 감사와 보은의 메시지로 평가될 수 있다. 또한 오랜 동맹국인 미국이 아프간 안정화와 재건 작업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시점에서 파병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병력 320명 이상의 함축성을 지닌다. 아세나부대의 파병은 한국이 국제적 평화와 안정을 ‘그들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로 인식하고 있음을 웅변하는 조치이며 포괄적 전략동맹을 향한 또 하나의 진일보이다. 아프간 재파병은 국제적 대의를 추구하는 데 있어서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 피랍 당시의 굴욕적 타협에 개의치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파병을 통해 우리는 불법이나 강압으로는 결코 한국을 움직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물론 아프간 현지 사정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2002년 이후 지속적인 재건과 안정화 작업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정부의 능력은 여전히 취약하고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안정화와 재건의 미래 역시 불투명한 게 현실이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 민군 합동팀이 상징성을 넘어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프간 현지인으로부터 점령 세력이 아니라 ‘아세나’란 현지어 의미 그대로 친구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 첫째, 현지인과의 소통에 충실해야 한다. 우리의 재건 지원 방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홍보하기보다는 그들의 희망과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 이러한 소통의 강화를 위해서는 지원 요청을 기다리기보다는 찾아가는 적극적 자세를 취해야 한다. 셋째, 아프간에서의 재건 지원 활동은 빵을 주기보다는 빵을 얻는 방법을 알려주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즉 현지에서 시행 가능한 재건·발전의 전략이 무엇인가를 우리의 언어와 방식이 아니라 그들의 눈높이에서 고민해야 한다. 넷째, 지역 사회와 비전을 공유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아프간의 재건이 일방적으로 주어지지 않고 공동의 땀을 통해 이뤄지며, 이는 분명 더 나은 삶을 가져올 것이라는 공유하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다섯째, 인력의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언제나 비상한 주의와 경계가 필요하다. 이미 아프간 내 일부 세력은 한국 인력을 다시 파견할 경우 민간과 군을 막론하고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위협에 굴복할 필요는 없지만 이에 대한 경각심은 가져야 한다. 따라서 아프간 내의 미군 및 국제안보지원군(ISAF)과의 밀접한 상호 협력 및 정보네트워크를 조기에 구축할 필요가 있다. 모쪼록 아세나부대가 이미 국제적으로 높은 평판을 얻은 우리의 평화·재건 지원 활동에 새로운 지평을 열기를 기대해 본다. 이라크 아르빌 주에 파병했던 자이툰부대가 치안 전력 육성과 인도적 지원, 사회·경제 개발 지원을 통해 주둔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했듯이. 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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