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채식… 살코기도 주 3회 섭취, 하루 30분~1시간 산책·가벼운 등산
암을 극복한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어떤 운동을 하며 암을 이겨냈을까. 대장암과 직장암, 위암 등 암을 5차례나 극복해 '5성(星) 장군'으로 불리는 박찬홍(70) 공주대 명예교수는 "고기가 암 치료에 좋지 않다고 해서 채소만 먹거나, 운동이 필요하다고 해서 과도하게 뛰거나 움직이는 것 모두 암 극복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에 왕도(王道)가 없듯이 암 투병에도 왕도는 없다"며 "균형잡힌 식사와 적당한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게 암 극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채소·과일·고기 고루 먹어야"
박 교수는 "일부에서는 암 환자는 고기를 한 점도 먹으면 안 된다고 하지만, 고기를 먹고 영양을 고루 섭취해야 투병할 수 있는 체력이 생기더라"며 "나도 주로 채식을 했지만 고기 또한 꾸준히 먹었다"고 말했다.
- ▲ 그래픽=박상훈 기자 ps@chosun.com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지만 동갑내기 남편의 정성으로 완치의 희망을 품고 있는 조옥남(51)씨는 "면역력을 키워준다는 신선한 채소·과일과 오리고기·닭고기 같은 흰색 고기를 주로 먹고 있다"고 했다. 남편은 항암식품으로 알려진 청국장가루, 블루베리 등을 마련해 부인이 섭취하도록 했다. 주말이면 부부가 외식을 나가 콩·두부 요리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남편과 부인이 함께 혈액암에 걸렸다가 완치된 김성용(54)·한순전(49)씨 부부도 "음식은 가리지 않고 다 잘 먹었다"고 했다. 남편 김씨는 "체력 유지를 위해 고기와 각종 보양식품을 챙겨먹었다"고 했고, 부인 한씨는 "콩 종류로 단백질을 섭취했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사랑으로 뇌암(뇌종양)을 극복한 박기원(26)씨는 "딸기·토마토 등 좋아하는 과일을 주로 먹었고, 돼지고기처럼 단백질이 있는 음식은 영양섭취를 위해 억지로 많이 먹었다"고 했다.
◆가벼운 운동 꾸준히 해야
운동 요법에 대해 박찬홍 교수는 "심한 운동은 체력소모가 심해 몸에 무리가 간다"며 "하루에 30분~1시간 산책을 빠지지 않고 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대학생 때부터 운동으로 체력을 다져온 게 암치료를 받으면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1년에 한 번은 보름에서 한 달 정도 시간을 내서 자연식을 하는 시골마을에 가서 몸과 마음을 쉬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고 한다.
평소 조기축구를 했던 백경재씨는 병원에서 '운동 열심히 하시는 분'으로 소문날 정도로 강한 의지를 갖고 꾸준히 운동을 했다. 백씨는 "항암치료 할 때는 몸을 일으키기도 힘든데 꾹 참고 링거액 걸이대를 잡고 아침과 점심, 저녁때 한 시간씩 병원 복도와 주위를 천천히 산책했다"며 "같은 병실에 있던 분은 운동을 권유하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다고 못 따라왔는데 결국 돌아가셨다"고 했다. 조옥남씨는 등산으로 체력을 다졌다. 그는 "일주일에 최소 3번, 한 번에 2시간씩 산을 천천히 걸어 다녔다"며 "항암치료 때문에 몸이 너무 힘들 때를 빼고는 거의 매일 등산을 했다"고 했다.
박기원씨는 집에서 운동을 했다. 그는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가정용 게임기를 사서 집에서 볼링·골프 등 동작을 따라 했다"며 "하루에 40분씩 매일 꾸준히 했다"고 말했다. 김성용·한순전씨 부부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영을 함께 즐기고 있다.